작년 3월에 팔꿈치 수술…"통증 없다" 이르면 5월 넥센 복귀
"70~80% 힘으로 공 던지고 있어"…대만 2군 캠프 참가할것
[화성=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도 화성에 있는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 프로야구 넥센의 2군 훈련장이다. 지난 23일에 찾아간 야구장은 눈에 덮여 있었다. 조상우(23)는 눈이 녹기를 기다리며 말없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공을 던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11일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다. 사흘 뒤엔 팔꿈치뼈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했다. 이후 긴 재활의 나날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조상우가 이렇게 오래 쉬어보기는 처음이다. 그는 강한 몸을 타고났다. 고등학생 때 공을 많이 던졌지만 팔이 아픈 적은 없었다. 누가 팔이 아프다고 하면 '팔이 왜 아프다고 하지?'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는 넥센의 신인 선수와 신고 선수 열여섯 명과 함께 합숙훈련을 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구단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하고 오후와 저녁에는 개인 훈련을 한다.
조상우는 "재활은 순조롭다. 통증은 전혀 없다"고 했다. 요즘은 공도 던진다. 18.44m 거리에서 하루 서른다섯 개 정도 공을 던진 다음 며칠 쉬는 식이다. 18.44m는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다. 그는 "힘을 70~80%정도 써서 던진다"고 했다. 전력으로 던지기에는 아직 춥다. 본격적인 투구는 내달 8일 대만에서 하는 2군 전지훈련 때부터 할 계획이다.
이르면 5월에 1군에 복귀한다. 조상우는 "대만에서 공을 던지고 몸 상태를 점검한 다음 복귀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장정석 감독님(44)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재활 중이라 거절했지만 이제 복귀가 멀지 않아 인터뷰도 한다"고 했다.
야구모자를 벗고 편하게 마주 앉아은 조상우는 서글서글한 인상이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 그는 표정이 없고 날카로운 눈매로 타자를 노려보며 대담하게 공을 던진다. 그는 타자를 상대할 때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페드로 마르티네스(46·도미니카)에게서 배웠다. 마르티네스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외계인'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마르티네스의 툭구동작은 역동적이었다. 조상우는 부드럽게 던진다. 둘 다 '옆으로' 던지는 스리쿼터 형이다. 조상우는 몇 차례 팔을 들어 올려 공을 던져보려다 그만뒀다. 투구할 때 공을 높은 곳에서 놓으면 각이 커진다. 하지만 조상우는 "얼마나 타자 가까운 곳에서 공을 놓느냐가 더 중요하다. 공을 1㎝ 앞에서 던지면 타자의 체감 구속이 2㎢ 빨라진다고 한다"고 했다.
조상우를 만난 날 이대호(35)가 롯데로 복귀했다. 조상우는 "이대호 선배와의 대결이 기대된다"고 했다. 조상우는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한 뒤 데뷔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타자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이대호 선배와도 대범하게 승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화의 김경언(35)을 까다로운 타자로 꼽았다. 조상우는 "직구를 쳐서 홈런을 때리기에 커브를 던졌더니 안타를 치더라. 어떻게 던져도 맞은 경기가 있다"고 했다.
조상우는 선발로 복귀한다. 넥센 팬들은 조상우와 한현희(24)가 선발로 복귀하면 넥센도 강력한 선발진을 꾸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넥센은 앤디 밴 헤켄(38)과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28), 션 오설리반(30) 등 선발투수 세 명을 갖췄다.
한현희는 조상우의 '재활 동기'다. 한현희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해 공을 던지지 않았다. 조상우는 "(한)현희 형이 3개월 먼저 수술을 했기 때문에 복귀도 저보다 빠를 것"이라며 "올해 잘 던질 것"이라고 했다.
조상우의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복귀전에서는 팬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던지고 싶고 시즌 후반까지 부상 없이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조상우는 "프로가 된 뒤 한번도 시즌을 풀타임으로 채우지 못했다"고 했다. 2014년에는 무릎을 다쳤고 2015년에는 체력 보강을 위해 10일 동안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는 "1년 쉬었으니 이제 꾸준히 던지겠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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