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보경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2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 (외교부 장관)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 일면식도 없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노 전 대통령을) 늘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70년에 공직을 시작해 당시 박정희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근무했다"면서 "공직자로서 특정정권을 위해 일한 게 아니라 정치적 편향에 기울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인재를 쓰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방침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건 나의 업적이고 업무 태도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일한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이란 주장은 언론에서 만든 것이고, 21세기에 맞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사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빈소를 공개적으로 방문하지 않는 등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부 친노 핵심 인사들이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던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배신했다"고 비난하면서 올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 "정체성을 놓고 말을 바꾼 적이 없다"면서 "나는 진보적 요소도 있는 보수주의자로, 정체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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