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女핸드볼 메달 못따자 감독 사퇴
리우서 조별리그 탈락한 대표팀 세대교체 위해 복귀
[태릉=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강재원 여자핸드볼 대표팀 감독(53)은 선수시절 '월드 스타'로 명성이 높았다.
강 감독은 1981~1992년 남자핸드볼 대표로 뛰며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동메달,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다. 핸드볼의 중심지인 유럽에 진출해 1989~1994년 스위스의 그라스호퍼, 1994~1999년 파디 빈터투어 팀에서 뛰었다. 그는 "그때만 해도 길을 가면 사람들이 모두 나를 알아봤다. 한 잡지에서 뽑은 유명 스타 2위에 선정될 정도였다"고 했다.
강재원 감독은 이제 여자핸드볼을 구해야 한다. 그는 지난 13일 대표팀 감독이 됐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여자대표팀이 그의 손에 달렸다. 강 감독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대표팀을 이끌고 4위를 했다. 메달 획득 실패를 자책하며 지휘봉을 스스로 놓았다. 그는 "감독으로서 올림픽 메달을 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핸드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메달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사령탑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강재원 감독은 "이제 '우생순' 시절은 끝났다. 여자핸드볼은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그것을 찾는 것이 내 할일"이라고 했다. 세대교체에 대한 강 감독의 의지를 표현한 말이다. 그는 21~23일 대표팀 후보 서른다섯 명을 불러 연습경기, 체력 테스트 등을 했다. 강 감독은 "대표선수 열여덟 명 중 세 명 정도는 젊은(19~24세) 선수를 뽑겠다. 핸드볼 강국 노르웨이는 대표 선수 20~30%를 젊은 선수로 뽑아 경기에 뛰게 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한다. 우리도 성적에만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재원 감독은 "대표팀 전력을 이원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팀과 백팀으로 나눠 전후반 나눠 운영할 정도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대표팀의 색깔은 '빠른 핸드볼'. 강 감독은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강재원 감독은 훈련 때 "수준을 선수들에 맞춘다"고 했다. 스위스 선수생활과 미국 여자대표팀(1999년), 스위스 파디 빈터투어팀(1999~2001년), 일본 다이도스틸팀(2005~2007년) 중국 여자대표팀(2007~2008년) 등 외국팀들을 지도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그는 "스타 출신 감독들은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못 맞추면 무리한 요구를 한다.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계했다. "훈련은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강 감독은 "새벽 운동은 몸에 무리를 준다. 자율적으로 규율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23일 해산, 다음달 26일 부산에서 모인다. 첫 대회는 오는 3월 13~22일 수원에서 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다. 강재원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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