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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소주, 빈 잔 컴백…영토확장 노렸지만 결과는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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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 전국 소비자 겨냥해 출시한 '아홉시반' 2년9개월만에 단종

집 떠난 소주, 빈 잔 컴백…영토확장 노렸지만 결과는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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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 수도권과 지방 주류업체들의 영토 확장 시도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더 높이는 등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일부 제품은 단종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광주ㆍ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보해양조가 전국 소비자층을 겨냥해 출시한 소주 '아홉시반'은 출시 2년9개월 만에 단종됐다. 2014년 4월 알코올 도수를 17.5도로 낮추고 용량을 15㎖ 늘려 출시하며 안방에서 벗어나 전국구 소주로 발돋움을 꿈꿨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다.


주류업계에서 아홉시반의 단종은 예견된 일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재활용할 수 없는 빈 병 탓에 주류도매상 사이에서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도매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우 김제동을 모델로 발탁하고 '아홉시반 주(酒)립대학' 등 마케팅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판촉비 부담만 키웠고, 그 결과 출시 8개월 만에 수도권 영업을 접기도 했다. 이후 안방인 광주ㆍ전남에서 활로를 모색했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생산이 중단됐다. 보해양조는 아홉시반의 시장 단종 이후 주력상품인 '잎새주'와 최근 출시한 '보해골드'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도 2012년 16.9도의 '쏘달(쏘주가달다)'을 출시하며 부ㆍ울ㆍ경 지역 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쏘달은 당시 출시 1년 만에 200만병 판매를 돌파했지만 이후 뚜렷한 성과 없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이트진로는 2015년 9월 부산ㆍ경남 로컬 제품인 '참이슬 16.9'를 출시하며 지역 소주 1위 무학의 '좋은데이'에 맞서 경남지방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처럼의 롯데주류도 부산ㆍ경남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절치부심이지만 성과는 변변치 못하다. 롯데주류는 2013년과 2014년 '처음처럼 순한쿨 16도'와 '처음처럼 순한쿨 16.8도'를 출시했지만 낮은 판매율을 기록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해 3월 '16도 처음처럼'을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지만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자 또다시 단종됐다. 롯데주류는 알코올 도수를 0.5도 올린 제품으로 부산은 물론 대구ㆍ경북으로 영역을 넓혀 재공략 중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역을 벗어나 전국구 소주로 발돋움하거나 반대로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주류업체들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자도주 의식이 남아 있고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주류 특성상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제품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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