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도 톱10 종목 절반이 삼성그룹株…국내투자자는 매수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외국인이 연초 삼성그룹주를 집중적으로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에 다소 적응이 된 국내 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은 오히려 올 들어 약 8조5000억원 늘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톱10 종목 중 절반인 5개 종목이 삼성그룹주(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전기)다. 삼성전자가 3522억원 순매도로 1위에 올랐으며 이를 포함한 삼성그룹주 5곳의 외국인 순매도 총액은 4795억원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서 순매도한 총액(1조2732억원)의 37.6% 규모다.
외국인이 '셀(Sell) 삼성'을 외치는 것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불거진 오너 리스크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난 19일 이전 5거래일 동안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501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40억원, 1648억원 순매수하며 관망 내지 상승 흐름을 점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16곳의 삼성그룹주 중 외국인 시총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증권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말 삼성증권 전체 상장주식 20.49%를 들고 있었으나 지난 20일엔 이보다 0.37%p 줄어든 20.12%까지 낮아졌다. 뒤이어 삼성화재(-0.23%p), 에스원(-0.17%p), 삼성물산(-0.06%p) 등의 순으로 외국인 시총 감소폭이 컸다.
반면 삼성그룹주 중 외국인 시총 비중이 가장 크게 확대된 종목은 삼성중공업(17.24%→18.5%)이다. 삼성중공업이 이달에만 1조8000억원 규모의 수주 잭팟을 터트리는 호재가 이어지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밖에도 호텔신라(14.41%→15.12%), 삼성엔지니어링(7.56%→8.25%), 삼성SDI(33.34%→33.91%) 등의 지분을 늘렸다.
한편 외국인의 팔자세에도 삼성그룹주 전체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1.82%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이 11.35%로 가장 크게 올랐으며 멀티캠퍼스(7.51%), 삼성엔지니어링(4.37%), 삼성전기(4.13%)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9조원대 영업이익 발표 이후 그룹주 전체가 상승 흐름을 탄 영향 덕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삼성 그룹주 시총도 364조4779억원에서 372조9063억원으로 8조4286억원 증가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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