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입학과 성적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여부가 24일 가려진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의 이대 입시와 학사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22일 밤 늦게 최 전 총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 총장에게는 업무방해와 국회 위증 혐의가 적용됐다.
최 전 총장의 구속여부는 2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가려진다.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온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의 승인 아래 이대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정씨에게 입학과 성적 특혜를 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 전 총장은 2014년 9~10월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당시 정씨가 부정한 방식으로 체육특기생 자격을 얻어 이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최 전 총장 등의 비호 아래 입학 후 수업에 불참하고 과제를 부실하게 제출했으면서도 비교적 좋은 학점을 받았다.
특검은 지난 18일부터 이틀 연속 최 전 총장을 불러 조사를 마쳤다. 특검은 이때 최 전 총장을 상대로 정씨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정부로부터 각종 재정지원 사업을 따냈는지 여부도 캐물었다.
최 전 총장이 구속되면 이대에서만 정씨의 입시ㆍ학사 비리와 관련해 총장 등 교수 5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
앞서 특검은 정씨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학점을 주고, 조교들을 시켜 대리답안을 작성하도록 사주한 류철균(필명 이인화)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와 2015년 특기자전형 면접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정씨의 부정 입학에 개입한 혐의로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잇따라 구속했다. 최 전 총장의 승인을 받아 이번 사태를 주도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도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 모녀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관련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서 이규철 특검보는 "교육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특검은 정씨의 학사비리와 관련해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 교수는 정씨가 듣도록 돼 있던 온라인 강의를 다른 대학 학생을 시켜 대리수강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 교수는 최씨,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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