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 부장이 갖고 있던 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 '미인도'는 과연 진품이었을까.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암살범의 압수리스트? 미인도와 김재규’ 편이 전파를 탔다.
1979년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김재규는 박정희 대통령을 총으로 암살했다.
당시 신군부는 대통령 살해혐의와는 별도로 그의 보문동 자택에서 고미술품, 귀금속을 포함한 고서화 100여 점이 발견됐다며 김재규를 부정축재자로 발표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김재규의 모든 재산은 기부채납형식으로 국가에 환수됐고, 그 속에는 1977년 작으로 표기된 미인도가 있었다.
제작진이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김재규 환수재산목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문서에는 미인도를 포함해 총 155개의 압수 물품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미인도가 이관됐다는 소장이력을 근거로 작품이 진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인도가 당시 김재규의 보문동 자택 응접실 벽면에 걸려있던 것을 본적이 있다는 미술전문가 김모 씨의 진술을 비롯해, 미인도가 집에 있었다는 유족들의 진술이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미인도가 진작임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프랑스 감정기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미인도가 진작일 확률은 0.000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 페니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소장은 "이미 수차례의 작업을 수행했다. 그 중에 반 고흐나 르누아르 작품도 있었다"며 해당 감정 방법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제작진은 김재규 환수재산목록에 적혀 있던 작품 리스트를 자세히 살펴보던 중 압수된 물건의 양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김재규는 친척이 주는 라면 한 상자조차 이유 없이 받지 않았고,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만큼 감사함을 표하라며 딸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매일 아침 동네 청소를 시켰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였기에 의문점이 많았다.
김재규의 유족들과 김재규의 보문동 자택 개인 비서였던 최종대 씨는 미인도가 진품일 경우, 당시 월급 절반 값에 해당한 걸 선물로 받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신군부가 김재규를 부정축재자로 몰아야 했기 때문에 김재규의 재산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고 가짜가 진짜로 둔갑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률은 전국 기준 10.2%(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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