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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이 재계 대변자로 떠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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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이 재계 대변자로 떠오른 이유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왼쪽)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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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이 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이후 재계에서 경총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총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경제 5단체로서 노사관계와 노동ㆍ고용정책 등에서 사용자를 대표해왔다. 경총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와 영장기각의 과정에서 경제단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재계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총은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난 18일 오후께 언론에 기각시와 인용시의 결과에 따른 논평을 미리 배포하고 19일 오전 5시께 기각결정이 되자 곧바로 기각 관련 논평을 다시 내보냈다. 경총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밤을 새며 상황을 지켜보다 기각결정이 나자 바로 논평을 배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단체들이 선제적으로 논평을 내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전날 오전에는 고용노동부와 경총이 개최한 30대 그룹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해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도 어렵다.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 참담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론에 사전에 배포한 인사말에는 없던 내용을 행사 직전에 포함시킨 것이다. 4대 그룹 임원은 "기업과 기업인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청문회서 면박당하고 특검에서 구속까지 시키겠다는 상황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채용을 늘려달라는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됐다"면서 "경총에서 기업들이 하지 못할 말을 대신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정치권과 노동계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청구됐을 때에는 경제단체들도 목소리를 냈는데 경총은 공식성명을 냈다. 상의는 경제조사본부장 명의의 코멘트를 낸 반면에 중소기업계는 더 큰 목소리를 냈다. 중기중앙회와 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협회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벌을 개혁하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청산해야 한다"면서도 "경제ㆍ사회적 피해를 고려해 신속하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기업인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에 평소에 재계와 총수들을 대변해온 전경련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이승철 부회장이 검찰조사를 받고 총수 청문회 이후 주요기업이 전경련 탈퇴를 선언한 이후에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평과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원사들이 이탈하고 차기 회장마저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이해는 하지만 경제단체의 본래의 목적이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 아니냐"며 "본연의 역할마저 하지 않으려는 단체에 어느 회원사가 쇄신을 기대하겠나"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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