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이민찬 기자] '제3지대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지식과 경험, 신념을 온 몸으로 바쳐 헌신하기 위해 국민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광화문에 섰다"며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패권을 주고받는 정권교체는 또 다른 불통의 연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철학과 소신이 없는 정치교체는 '제2의 박근혜 게이트'를 불러올 수도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대교체이고 시스템 체인지"라고 말해 지난 12일 귀국 이후 주목받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집중 견제했다.
그는 박근혜정권을 향해선 "정치는 물론 경제ㆍ안보도 탄핵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며 "오늘 침몰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2014년 4월16일, 우리는 304명의 어린 생명을 바다에 묻었다. 대한민국의 밑바닥을 드러낸 날"이라고 규정했다.
촛불집회와 관련해서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집단적으로 타락한, 반성하지 않는 추악한 권력에 맞선 시민혁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경유착과 가계부채, 안보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국가 혁신을 위한 동반성장 5대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4차 산업혁명 기반의 경제 혁신 ▲복지 혁신에 따른 생활보장 국가 ▲교육 혁신에 따른 지속가능형 국가 ▲한반도 혁신을 통한 남북통일 ▲정치 혁신에 따른 국민주권 회복 등이다.
정 전 총리는 마지막으로 "제가 받은 모든 것을 국민께 바치겠다"며 "험난한 길이지만 당당하게 헤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회에는 1000여 명의 하객이 몰려 정 전 총리의 지명도를 실감케 했다. 회의장 곳곳에는 ‘동반성장이 답'이라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김덕룡·박형준·이재오·최병국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특히 박지원·천정배·정동영·박주선·조배숙·김성식 의원 등 국민의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끌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큰 꿈이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축사를 했고, 박주선 의원은 "대선 출마는 큰 봉사를 하러 나오는 것이지 큰 권력을 잡고 명예를 얻고 군림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원 연설에 나섰다.
정동영 의원은 아예 "출판기념회라고 듣고 왔다면 잘못 온 것"이라며 "정 전 총리의 출정을 계기로 우리 정치 수준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우리 자신이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면서 "정 전 총리가 우리 당에 오셔서 국민의 당도 동반성장시켜달라. 어떤 불이익도 없는 (대선 주자 경선의) 기회를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정의화 전 총리는 "국민의당서 많이 오셨는데 아마 정 전 총리를 모시러 오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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