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潘 양강구도 속 존재감 키우기…중도·보수층 향한 전략적 포석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연일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론을 띄우고 있다. 지지율이 정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확실한 대선주자가 없는 중도·보수진영을 향한 전략적인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지난 4일 정치행보를 재개한 이후 각종 현장·지역일정, 언론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양자구도론을 강조하고 있다.
당장 안 전 대표는 전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차기 대선은) 정권교체의 자격이 있는 국민의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결"이라며 "제가 노력해서 국민의당 후보가 되고, 민주당에서 문 전 대표가 쉽게 후보가 된다면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의 양자구도론을 띄우는 이유로는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지지율이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문 전 대표와의 대결구도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6~18일간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유권자 1507명, 응답률 14.4%, 표집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결과 안 전 대표의 지지도는 7.4%에 그치는 반면, 문 전 대표는 28.1%로 1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보진영의 문 전 대표 처럼 확실한 대선주자가 없는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귀국 후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이 검증 과정 등을 거치며 대선전에서 뒤쳐질 경우, 중도·보수진영의 확장력을 보유한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를 감안한 듯 국민의당 내에서는 반 전 총장과의 연대보다 '견제'에 무게를 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PBC)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은 지금까지의 언행을 보더라도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 후보"라며 "(대선 완주는) 현재 이런 상태로 지속된다고 하면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이처럼 양자구도론을 펴는 안 전 대표를 두고 "안 전 대표로서는 아무리 짧은 시간 내 치러지는 대선이라고 해도, 문재인 대(對) 반기문이라는 구도로 가게 되면 정치적 공간이 현격히 줄어드는 만큼 양자구도를 강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