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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호주의 물결 틈 타 中 '세계화 리더' 꿰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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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데뷔전 치른 시진핑
시진핑 '자유무역·세계화' 카드로 트럼프 되치기
'NO' 보호주의로 中 때리기에 반격
글로벌 리더십 부각 성공 평가
WSJ "외국계 기업, 中시장 진입 제한은 모순"


트럼프 보호주의 물결 틈 타 中 '세계화 리더' 꿰차나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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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것은 캄캄한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 비와 구름을 피할 수는 있어도 빛과 공기를 잃을 수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가 보호주의에 '노(No)'라고 말해야 한다"며 세계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국수주의와 함께 신(新)고립주의 노선을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선 데 대한 반격성 작심 발언이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8일 시 주석이 주목도가 높은 국제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것은 미국의 어수선한 정권 이양기를 틈 타 트럼프의 보호무역에 맞서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차기 미국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다보스포럼 데뷔전은 글로벌 리더십을 부각하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자신감 넘치는 어조의 55분짜리 연설에서 시 주석은 공개적으로 보호주의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개방경제의 새로운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을 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립주의자인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이 다자 협력 부문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유럽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으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나온 시 주석의 강경 목소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세계화는 갈림길에 섰다"면서 "중국이 세계화의 깃발을 흔들어달라는 안팎의 요구가 많지만 중국에만 의지하는 것은 세계화 논리에 맞지 않으며 모든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이 외국계 기업의 자국 내 진입장벽을 높이고 시장 개방을 제한하는 등 세계화에 역행하는 주범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시 주석이 세계화의 리더 역할을 자처했으나 세계화에 대한 양면적인 견해를 드러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시 주석이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저서 '두 도시 이야기'를 인용해 "세계는 지금 가장 좋은 시대이자, 가장 나쁜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며 세계화를 '양날의 검'에 비유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화를 강조한 시 주석의 레토릭(수사법)이 모순이라는 반응이 있었다"며 "정작 중국이 보호주의 성향의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를 의식한듯 때마침 중국은 시 주석이 강단에 오르기 직전 외국계 자본의 금융 분야 등에 대한 투자 제한을 풀어주는 등 20개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시 주석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의 엄포에 "중국은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로 무역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미국과) 통화 전쟁을 일으킬 생각도 없다"며 맞불을 놨다. 지난해 중국 경제가 6.7%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중국이 글로벌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세계 속 중국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해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발전을 하자. 서로 다른 국가와 서로 다른 계층, 서로 다른 군중이 경제 글로벌화의 이익을 함께 나누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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