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는 18일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한미동맹의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우방과 그렇지 않은 비우방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5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차 교수는 “한미 동맹은 지역 내 군사적 자산의 풍부한 증강을 필요로 한다”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속도를 높이고, 한반도에서의 확장된 억지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에 대한 진지하고 혁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일정은 조속히 추진돼야 하며,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또 미국의 대북 제재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대북 제재의 목적은 북한의 붕괴에 있지 않으며 비핵화약속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포괄적 전략의 일부분”이라며 “미국에게는 단지 전술상의 이유뿐만 아닌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므로 인권문제로 북한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매튜 굿맨 CSIS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굿맨 수석연구원은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미 FTA는 미국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 당선자의 타겟이 됐던 것이 사실이지만 재협상으로 가기에는 NAFTA 등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경제가 당면한 3대 위협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 ‘强 달러’, ‘한국 환율 조작국 지정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서 주제발표에 이어 국내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인프라 확대 정책으로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며 “결국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증가 문제에 직면해있는 한국도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당장 한국에게 큰 통상공세 압박이 밀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을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환율조작국 지정,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공세는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이 국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아시아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아시아 개입정책을 펼쳐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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