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민 용인시장의 '뚝심'…2년반만에 8200억 빚갚아

정찬민 용인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용인시의 채무제로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용인)=이영규 기자] 정찬민 용인시장이 17일 용인시의 '채무제로(0)'를 공식 선언했다. 2014년7월 용인시장 취임 후 2년 반만이다.

정찬민 시장은 이날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4년 7월 취임 당시 지방채 4550억원,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298억원 등 총 7848억원이었던 빚을 모두 갚아 (오늘)용인시의 '채무제로'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용인시는 이 기간 동안 이자 363억원을 포함해 총 8211억원을 상환했다.

용인시의 채무제로 달성은 정찬민 시장의 '강력한' 빚 탕감 의지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100만 용인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3000여 공직자들의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힘을 보탰다.

정 시장은 취임 초기 대대적인 경상비 절감과 대규모 투자사업 축소 등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5급 이상 공무원은 기본급 인상분을 자진 반납했다. 직원들도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50% 삭감했다. 또 업무추진비, 초과근무수당, 일ㆍ숙직비, 연가보상비, 여비, 수용비 등도 25~50% 내놨다. 비품구입비를 절감하기 위해 사무용 집기를 중고로 매입하고, 직원 해외문화체험도 축소했다.

시민체육공원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시기를 늦추거나 축소하는 등 사업비를 조정하고 사전재정심사 및 지방재정 투융자사업 심사제도를 강화해 시급하지 않은 사업을 제한했다.

또 세수증대를 위해 체납세 징수율을 높이고, 유휴 공유재산 매각을 통한 세입을 확대했다. 이자가 높은 차입금은 조기상환하거나 경기도 지역개발기금 등 저리의 차입선으로 전환해 이자를 절감하고 복지와 교육분야 지원도 줄였다.

특히 정 시장은 역북지구 토지매각을 위해 직접 홍보 팸플릿을 들고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취임 당시 2974억원이던 경전철 지방채는 2015년 9월 조기 상환됐고, 역북도시개발로 인해 빚지고 있던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298억원도 지난해 4월 모두 갚았다.

정 시장은 채무제로라는 큰 성과를 달성했으나 긴축재정을 당분간 계속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도입한 '지방재정개편'이라는 돌발변수 때문이다. 용인시는 지방재정개편으로 조정교부금이 올해 200억원, 내년 500억원, 2019년 최대 10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안정화 기금을 마련하는 등 재정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다만 교육, 복지, 도시정비 등 그동안 빚 때문에 제대로 사업을 펼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분야에는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47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돈은 노후 학교시설 개선과 사교육비 부담 완화 등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

또 임신부터 출산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건소에 '원스톱모자보건서비스'를 운영하고 출산장려금, 산모-신생아도우미 지원사업을 확대 실시한다.

아울러 주민불편 해소 및 주거환경 개선 등 도시정비를 위해 미급수지역 상수도 공급과 노후 상수관로 정비, 도시가스공급관 확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설치 등 시민생활밀착형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정 시장이 취임 초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저비용 고효율' 사업은 더욱 강력하게 실시하기로 했다.

정 시장은 "채무제로를 달성했다고 모든 것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며 "조였던 허리띠를 갑자기 풀게 되면 잘못된 역사는 반복될 수 있으므로 재정문제로 시민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건전재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