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이제는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자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뷰앤비전]이제는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자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AD

국정농단을 초래하고 있는 최순실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비리와 학사비리가 발단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정유라는 이화여대의 2014년 체육특기자 입학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고, 이대의 전 학장과 입학처장은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혐의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더욱이 정유라는 출석도 하지 않고 과제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서 많은 대학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순실과 학교 측의 지시에 따라 엉터리로 학점을 준 교수는 조교를 시켜 허위 답안지를 대리 작성케 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런데 이러한 입시비리와 학사비리가 비단 정유라 하나뿐이 아니라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동안 체육특기자의 입시는 끊임없이 각종 비리로 얼룩져 왔다. 체육특기자 제도가 바로 입시비리의 온상이 되어 온 것이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체육에 특별한 소질을지닌 엘리트 스포츠선수를 우대하기 위해 대학 입학의 특혜를 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공부는 못해도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의식 하에 운동에만 매달리게 됐다. 더욱이 이 제도는 수많은 입시비리를 양산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다수의 평가관이 검토하는 체육과의 일반전형과 달리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은 교수나 감독 등 소수의 인원들만이 특기자 선발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점수가 아닌 서류와 면접 등 주관적 평가 요소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정유라처럼 권력이 개입된 비리유형부터 금품수수를 통한 입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울산의 한 대학 축구감독이 고교 감독으로부터 총 1억2000만원, 학부모로부터 총 6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로 기소 당했고, 지난해에도 서울 한 사립대 야구부 감독이 학부모의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아 문제가 됐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선수들은 본인의 운동 종목 이외의 수업을 제대로 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두 번 놀랐다고 한다. 하나는 거의 모든 대표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했거나 대학생 신분이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 선수들 중에 영어를 제대로 하는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실에서 수업을 받은 시간은 거의 없이 오로지 운동실력으로만 대학을 갈 수 있고, 대학 진학 후에도 운동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보니 대졸선수라 하더라도 영어 한마디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수업을 한 번도 듣지 않은 정유라에게 학점이 나온 것도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미국의 타이거 우즈는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다가 골프와 수업을 동시에 소화하기 어려워 대학을 중퇴한 것을 보아도 미국대학에서는 선수라고 해도 수업면제 혜택을 주지 않고 엄격히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LPGA에서 일 년 내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자골프선수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졸업생들이다.

이제는 정유라 때문이 아니라도 체육특기생들에 대한 입시비리 근절과 교육의 정상화를 이뤄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히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비리도 없애고 교육정상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더 이상 프로선수가 대학 졸업장이 있다고 해서 몸값이 올라가거나 더 존경받는 시대도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육특기자 제도를 없앤다고 해서 혹시나 대한민국의 올림픽 금메달 수가 줄어든다 해도 이제는 우리 국민들도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 정도의 대가는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성숙되었음을 평화로운 촛불시위가 보여주고 있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