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새 지도부, 첫날부터 氣싸움 '팽팽'

'빅텐트론', '이승만-박정희 묘소 참배' 두고 박지원 VS 김영환·황주홍 신경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의 새 지도부가 제3지대 연대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문제 등을 두고 첫날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어제 전국당원대표자대회를 기회로 해서 우리 당은 화합·단결해 변화와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취임 일성과 달리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우선 박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이 빅텐트"라며 제3지대 주도권 경쟁을 예고한데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 힘으로, 당(黨)으로, 후보로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것이 빅텐트론으로 전화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60%를 획득한 박 대표는 1인2표제의 특성상 실제로는 30%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 지도부가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고(故)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참배한 것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별도로 참배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의 묘소 참배는 현 탄핵정국에서 국민정서상 바람직하느냐 하는 판단을 유보했다"며 "탄핵정국이 해결되고 적당한 시가 후에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참배를 빠른 시일 내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주홍 최고위원은 박 대표가 참배문제를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일로, 창당정신에도 정면 반대된다"며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지난해 창당대회를 앞두고 모든 전직대통령의 묘소를 다 참배했다"고 주장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어 "아주 중요한 공식일정이었는데 전혀 협의 없이 진행됐다. 이런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대통령만 뽑아놓으면 그 사람이 제왕이 되고, 당 대표만 뽑아버리면 순간 그 사람이 제왕이 돼 버리는 정치현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