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스타벅스 진출, 2008년 토종커피 약진…2017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999년 외국계 커피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등장하면서 국내 커피시장의 태동기를 열었다면, 9년 후인 2008년부터는 카페베네로 대표되는 토종 커피점들의 약진이 이어졌다.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등이 급속도로 매장을 확대해나가며 국내 커피시장은 급팽창해나갔던 것.
그러나 또다시 9년만인 올해, 국내 커피시장은 '성숙기'에 돌입하며 변화 앞에 섰다. 그동안 로열티나 특색있는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곳들을 중심으로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매장 수와 매출이 크게 증가한 곳은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다.
스타벅스는 2000년 10개 매장으로 시작해 2007년 230개 매장을 열었으며 이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장 수가 390개, 470개, 590개, 740개, 860개로 매년 앞자리 숫자를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1000개 매장을 돌파했다. 매출은 2013년 3910억원에서 2015년 7739억원으로 2년 새 약 2배 늘었으며 지난해 1조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디야커피는 5년간 꾸준히 매장을 연 200~300개씩 열고 있다. 카페베네와 빽다방 등이 '반짝' 인기로 수백개 매장을 연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게 업계 평이다. 이디야커피는 2012년 213개, 2013년 251개, 2014년 391개, 2015년 356개씩 신규매장을 열었다.
특히 불황 탓에 프랜차이즈 본사 중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연 곳이 거의 없었던 지난해에도 이디야커피는 318개의 매장을 새로 내며 브랜드 파워를 확인했다. 올해도 350여개의 신규 매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폐점률도 1% 초반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데 그만큼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매출도 지난해 1537억원을 기록, 전년 1355억원보 다 13%가량 증가했다.
이렇듯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가 포화된 커피시장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열티와 가성비 외에도 타커피점과 차별화된 독창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800호점을 돌파했다. 2015년말 682개에서 1년 새 118개 증가한 것. 비결은 '디저트카페'라는 콘셉트로 일찍부터 타커피전문점들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디저트류의 인기는 매출 상승으로 직결됐다. 디저트류 판매는 지난해에만 점당 매출 30% 이상을 신장시킨 동력이 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가 최근 커피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디저트를 분명한 차별화 요소로 하면서 커피전문성을 지속 강화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카페베네와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등은 정체에 빠졌다.
2014년 한때 매장 928개까지 운영했었던 카페베네는 올 1월 기준 805개로 감소했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국내 사업에서만 6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커피는 현재 889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탐앤탐스는 46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와 매장 수가 거의 변동이 없어 '현상유지' 수준이다. 신규점 속도와 폐점 속도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설명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이들의 폐점률은 7~9%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커피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앞으로 매출이나 신규매장 증가 속도를 예전처럼 높게 잡을 수는 없게 됐다"면서 "보다 차별성을 내세워 단순히 매장 수 늘리기보단 객단가를 높이는 데에 주력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9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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