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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전용주 IHQ대표 "한국판 블록버스터 만들겠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24초

디즈니 계열 A&E와 빅딜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아시아초대석]전용주 IHQ대표 "한국판 블록버스터 만들겠다" 전용주 IHQ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미디어업체 A&E 텔레비전 네트웍스와의 협력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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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 IHQ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선구자' '승부사'로 불린다.


그가 손을 대는 사업마다 첫 번째라는 수식어가 달린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딜(deal)이나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판단을 내린다. 한 번 결정을 내리면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까지 1년이고 2년이고 협상을 한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속 있는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그만의 철학이다.

"미국과 한국의 미디어 업체가 공동 투자ㆍ제작한 한국판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글로벌시장에서 인정 받는 날이 올 것이다." 전 대표가 꿈꾸는 IHQ의 미래 모습이다.


그는 IHQ가 여느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그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본래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채 레스토랑, 여행사 등 돈되는 사업이면 무조건 뛰어들고 보는 문어발식 경영을 하지도 않는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갖고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데만 관심을 둔다. 전 대표가 지난해 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기념비적인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월트디즈니컴퍼니 계열사인 A&E 텔레비전 네트웍스(A&E Television NetworksㆍA&E네트웍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22일 A&E네트웍스는 IHQ의 주식 5%를 18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미디어 업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표는 "이번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자본 유치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류 콘텐츠의 해외 유통통로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가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과정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투자 파트너를 물색해 만족할 만한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 그는 "2년 전 IHQ 미래 전략을 구상하면서 중국 등 여러 업체들로부터 제의가 있었다"며 "단순히 돈만 보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지만 IHQ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엇이 최선인가를 먼저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센놈과 같이 가야 한다'였다. 이왕이면 한국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사보다 투자ㆍ제작 노하우가 있는 미국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A&E네트웍스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디즈니와 허스트가 공동 투자한 기업으로 대표 채널로는 A&E, 히스토리, 라이프타임, LMN, FYI 등 6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 시사, 교양 등 다양한 장르를 전 세계 200여개국의 3억3500만가구 이상에 서비스하고 있다. 그는 "해외와 국내에서 IHQ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메이저 미디어 업체와 함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미디어 업체의 콘텐츠 제작ㆍ유통 노하우, 제작 투명성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A&E네트웍스 지분투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ㆍ유통이라는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전 대표는 "글로벌 미디어 업체와의 공조를 통해 한국판 블록버스터를 제작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미디어 공룡인 디즈니의 제작노하우와 거대 자본을 통해 한류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IHQ는 A&E네트웍스와 국내 광고 영업 전개, OTT(Over The Top) 디지털 사업 확대, IHQ가 보유하고 있는 채널들의 해외 진출 등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가에서도 IHQ와 A&E네트웍스의 협력관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략적 지분 인수를 통해 IHQ는 향후 A&E네트웍스와 국내외 콘텐츠를 공동으로 투자, 제작, 유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수의 채널을 통해 수신료ㆍ광고 수익을 내고 있는 미디어 사업부문의 실적 안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전 대표는 A&E네트웍스와의 협력 사업이 이달 말이면 어느 정도 밑그림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알랜 호지스(Alan hodges) A&E네트웍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대표가 이달 말께 서울을 방문해 IHQ와 글로벌 협력 사업에 대한 전략을 함께 짜기로 했다"며 "이미 두 사람 간에 글로벌 협력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어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E네트웍스는 IHQ와의 글로벌 협력 사업과 한국시장 본격 진출에 발맞춰 사전 준비를 이미 마쳤다. A&E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A&E 텔레비전 네트웍스 코리아 법인'을 출범시켰다. 자본금만 20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A&E네트웍스 본사 관계자가 IHQ 이사회 사외이사(등기임원)에 오른다. 전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IHQ 등기임원으로 선임할 것"이라며 "A&E네트웍스가 지분 투자를 하면서 경영에도 참여하게 된다"고 전했다.


A&E네트웍스는 IHQ 지분에 180억원을 투자하는 것 외에 한국법인 설립에 200억원, 2개 채널 론칭에 70억원 등 총 500억원을 한국에 투자하게 된다. 그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한국시장에 500억원을 투자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번 투자에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에서도 그간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만큼 선구자로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뜨겁다. 전 대표는 "이번 IHQ와 A&E네트웍스 협력 사업이 성공을 거둬야만 다른 엔터테인먼트사들도 미국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사들이 글로벌화되는 데 큰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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