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13일 전세기 띄우고 대한항공 수송일정 앞당길 듯
알당 항공료 대한항공 168원·아시아나항공 133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계란대란 사태로 첫 수입되는 미국산 달걀은 어느 비행기를 타게 될까. '1호' 타이틀을 놓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계란 수송을 위해 각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시카고에서 직항 화물 전세기를 띄울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실은 미국산 계란 100t은 15일 LA를 출발해 16일 낮 12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을 견제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띄우는 미국산 계란 149만4000개(약 90~100톤)를 실은 화물기는 오는 13일 시카고를 떠나 14일 밤 인천공항에 들어올 계획이다. 화주는 국내 민간 유통업체 한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이어서 어느 항공사가 '계란수송 1호기'를 띄울지는 미지수다.
계란 수입 검역 등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당초 오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인천 노선에 직항 전세 화물기를 띄워 미국산 계란 164만개의 국내 반입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현재 13일로 앞당겨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로선 어느 항공사가 먼저 외국산 계란을 들여오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란수송 1호기 타이틀을 유치하기 위해 양대 항공사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계란 화물 수주에 주요 경영진들이 직접 나섰다. 한때 화물수송 실적 1위였던 대한항공으로서도 1호 자리를 경쟁사에 빼겨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운임 단가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수주에 유리하다. 아시아나항공이 띄우는 미국발 인천향 항공화물 운임 단가는 t당 200만~250만원이다. 대한항공이 띄우는 미국발 인천향 항공화물 운임 단가는 t당 216만원~276만원이다. 단가를 최저운임 가격으로 가정할 경우 계란 한 알당 항공료는 대략 대한항공이 168원, 아시아나항공이 133원인 셈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특수화물 수송에 경쟁력이 있다. 계란 같이 선도 유지가 중요한 특수화물의 경우 가격이나 스케줄보다 세심하게 수송할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것이 대한항공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 수송 실적 세계 1위였던 대한항공과 김수천 사장의 특명을 받고 실적 유치에 적극 나선 아시아나항공 중 어느 쪽이 1호기를 띄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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