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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우, 잃어버린 왕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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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 신화' 멤버 중 마지막 주자
"구성원 바뀌어도 구단 문화 지키겠다"


[용인=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전승불복(戰勝不復·영원한 승자는 없다)'과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겸병필승(謙兵必勝·겸손하면 반드시 이긴다)' 그리고 '헌신(獻身)'.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훈련하는 경기도 용인의 체육관 벽면에는 팀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 주장 유광우(32)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헌신. 지난 10일 인터뷰를 위해 사진 촬영을 하면서 이 말을 곱씹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구성원이 화려해도 팀워크가 떨어진다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 코트에서 희생하고 동료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뭉쳐야 강한 힘이 나온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향유한 상징적인 선수다. 2007년 이 팀에서 프로에 데뷔해 일곱 번 연속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도 여덟 번이나 경험했다. 팀에서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현역은 그가 유일하다. 은퇴나 이적, 군 입대 등으로 주축 선수들이 떠났지만 외부에서 합류한 선수들을 이끌면서 구단의 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그는 "책임감이 훨씬 강해졌다"고 했다. "선배들이 중심을 잡을 때는 전적으로 믿고 팀에 초점을 맞췄다. 훈련하는 분위기가 타이트했고 운동으로 양보가 없었다. 구성원이 많이 바뀌면서 융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직까지 분위기를 많이 타고 기복도 심하다. 색깔이 다른 선수들을 삼성 특유의 조직력으로 녹여내는 일이 관건이다."



현대캐피탈 출신으로 2010년 이적한 오른쪽 공격수 박철우(32)는 유광우가 제일 의지하는 동료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27일 제대해 다시 호흡을 맞춘다. 삼성화재가 강조하는 '팀 정신'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유광우의 부담을 덜어줄 든든한 파트너다. 박철우는 팀의 문화를 재건하는데 공을 들인다. "선수 한두 명이 바뀌어도 우리 팀 분위기를 습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금은 주축 멤버 절반 이상이 새 얼굴이다.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래서 (유)광우와 얘기를 많이 하고, 코트에서 목이 쉬도록 선수들을 독려한다."

삼성화재는 더 이상 승리와 우승에 익숙하지 않다. 지난 시즌에는 2005년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순위도 11일 현재 5위(10승12패·승점 35)다.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41)부터 다섯 팀이 상위권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사투를 벌인다.


최근 2연승하며 분위기를 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홉 차례 한 5세트 대결에서 2승7패에 그치는 등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지워야 한다. 유광우는 "늘 이기는 팀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짓누른다"고 했다.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위기를 버텨내는 것이 삼성화재의 진짜 문화다. 팀이 우승권으로 재도약하거나 한순간에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오랜 팀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광우는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있다. 꾸준히 검진을 하고 재활을 하면서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휴가를 떠나도 배구 생각을 놓지 않는다. 선수단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하다. 그는 "내가 코트에 있는 동안에는 삼성화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오는 21일 첫돌을 맞는 아들(태율)의 존재는 유광우를 더욱 분발하게 한다. "아빠가 유명한 배구선수였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당당한 모습으로 코트를 지키고 싶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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