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끝난 국조특위 청문회…특검 위증 고발은?

특위 활동 연장 어려울 듯…특검 "이재용 부회장 위증 고발 요청 검토"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조사하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청문회에 참석한 핵심 증인들이 각종 발언을 하면서 위증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지만 국조특위 활동 기간이 종료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위증 혐의 적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특검과 국회에 따르면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국조특위 위원들은 오는 15일 활동기간이 끝나도 특검팀의 수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위증 고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방문해 박 특검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국조특위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특검 수사 협조 차원이다. 위증에 관한 고발은 증인을 조사한 국회 위원회에서 결정해 위원장의 명의로만 할 수 있다. 국조특위가 전날(9일) 활동기간 연장안을 가결했지만 새누리당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를 감안해 위증고발 내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조특위 활동없이 위증 고발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위원회 활동 기간이 종료되면 사실상 위증고발을 할 수 있는 주체도 사라지는 것"이라며 "연장이 안될 경우 위증고발만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열린 국조특위 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됐지만 실제 논의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회의 상황에 따라 여야 합의가 이뤄져 활동 종료 전 본회의에서 연장안을 통과시킬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검팀과 국조특위는 '위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관련자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 및 구속 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특검팀이 국조특위에 위증 고발을 요청해 실제 고발된 증인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등이다.

특검팀은 이 중 문 전 장관을 직권남용 및 위증 혐의로 구속했다. 남궁 전 처장은 업무방해ㆍ위증 혐의로 1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김 전 장관과 정 전 차관은 전날(9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삼성 합병 특혜 지원 수사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9일 청문회에 나와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과 독대 때 삼성물산 합병이나 기부금 출연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위증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뇌물수수 의혹과 별개로 위증 혐의도 적극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검 관계자는 "아직 시기 등이 구체화되진 않았으나 (이 부회장의 위증 고발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위증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위증죄 혐의를 포함해 체포·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