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기]도요타도 애플도…트럼프 앞에 '굴복'(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황준호 특파원, 이지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에 도요타도 애플도 굽히고 들어가는 모양새다.

도요타는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트위터로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비난하자, 도요타가 내놓은 처방책으로 해석된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자동차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및 미국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도요타의 멕시코 바자 공장 건설을 비난하고 나선지 4일 만에 나온 도요타의 답변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트위터에 "도요타 자동차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 수출용 코롤라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는데 절대 안 된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관련해 교도통신은 "이번 조치는 트럼프 당선자의 압력에 도요타가 응답한 것"이라고 분석 보도했다.

반면 도요타 측은 이같은 투자 결정이 트럼프가 최근 트위터를 통해 '국경세 부과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도요타 외에도 포드ㆍ제너럴모터스(GM)ㆍ캐리어 등 미국 기업에 대해 "미국 밖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FCA)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총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시간 주(州)와 오하이오 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3일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 규모의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미시간 주에 7억 달러(약 8330억 원) 규모의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의 말 한 마디에 긴장하는 것은 자동차업계뿐만이 아니다.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애플도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애리조나 메사에서 자사 데이터센터 서버를 위한 장비를 자체 생산키로 하고 당국에 제조시설 승인을 요청했다. 메사는 옛 사파이어 유리공장이 있었던 곳으로, 애플은 지난 2015년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애플이 메사에서 생산하는 서버 장비는 소비자용이 아닌 내부용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노동비용이 비싼 국내에 제조시설을 마련하는 것은 IT 대기업 중에서도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시도의 배경에 아이폰 등 애플의 주요상품들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것을 비난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자가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