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애플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에 부스를 차리지 않는다. 하지만 매년 CES에서 아이폰, 아이패드와 관련된 수많은 기기들이 선보이며 애플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곤 했다.
하지만 올해 열린 CES2017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주변의 기기들이 인공지능(AI)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애플의 고립주의 원칙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현지 정보기술(IT) 매체인 리코드(recode)는 "CES에서 애플은 평소보다 더 드러나지 않았다"는 기사를 통해 CES2017에서 확연히 줄어든 애플의 영향력에 대해 분석했다.
이 기사에서 리코드는 "애플은 일반적으로 CES에서 부스를 마련하거나 행사를 개최하지 않지만 올해는 유독 존재감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애플은 CES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항상 전시회 관람객들의 주요 대화 주제가 되곤 했다. 애플은 CES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컴퓨터 등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지만 이런 기기들을 연결하는 최신 제품들이 선보이는 장소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기들을 연결하는 주인공은 애플이 아니었다. 리코드는 "올해 주목을 받은 플랫폼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존의 알렉스(Alexa)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CES에서 아마존의 음성 인식 비서인 알렉사를 탑재하거나 그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킷(Homekit)을 지원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다.
애플은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았으나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노스호(Notrh Hall)에는 애플 관련 제품을 전시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섹션이 마련돼 있다.
리코드는 "대형 아이프로덕트(iProducts) 관련 섹션에는 케이스와 충전기 등이 전시돼 있었으나 새롭거나 흥분되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고 리코드는 설명했다.
애플에 좋은 소식이 하나 있었다면 , 경쟁사들 역시 킬러 제품들을 많이 선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플 제품중 CES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맥컴퓨터다. 맥 컴퓨터의 업데이트 속도가 느린 반면, 윈도우 계열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곤 했다.
올해 CES에서 델은 필요에 따라 랩톱과 태블릿으로 변신할 수 있는 'XPS13'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스튜디오'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며 대형 터치 스크린을 탑재했다.
퀄컴은 올해 출시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칩셋 스냅드래곤835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또한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전력 효율적인 윈도우PC도 들어갈 예정이다.
다시 공은 애플로 돌아왔다. 팀쿡은 지난해 12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언론에서는 애플의 데스크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나는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며 "우리의 로드맵에는 대단한 데스크톱이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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