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내홍에 법안 협상도 차질…추경·주요 입법 과제 처리 타이밍 놓칠까 우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다음주부터 1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각 당이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정쟁과 내홍으로 얼룩지면서 벌써부터 '개점휴업' 우려가 나온다. 물가 상승, 비정규직·최저임금 문제 등 각종 민생 과제가 산적해 있으나 대선 정국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법안 졸속·늑장 처리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여야 4당 정책위의장은 5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주말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재가동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9일부터 시작될 1월 임시회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는 20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사실상 법안을 논의할 시간은 열흘정도 밖에 남지 않았으며, 연초를 맞아 해외 출장을 떠난 의원들도 다수 있어 상임위원회 일정 잡기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여야는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내실있는 임시회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특히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 속에서 코너에 몰린 새누리당은 협상에 나설 쟁점 법안조차 추리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4당 체제에서 여당이 법안을 밀어붙인다고 처리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중점추진 법안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야당에서 더 강하게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기대선 국면도 1월 임시회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은 다음 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대당 대권주자 견제에만 열을 쏟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청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고, 야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의혹 규명에 매몰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내수 진작을 위해 2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추경안이 국회로 회부된 후 30일 이내에 처리토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이현재 의원 대표발의)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이 2월 추경 편성에 반대 입장을 밝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은 '서민보수'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국회에 계류된 비정규직 근로자, 공정거래법, 중·소상공인 지원 관련법 등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고물가와 저임금, 일자리 부족 문제 등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서민 경제는 더욱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야당의 반대로 19대국회 처리가 무산됐던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1월 임시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된다.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은 5일 의원총회에서 "국가경쟁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꼭 추진해야할 필수적인 법"이라며 당론채택을 요구했다.
이 법은 규제 전반을 완화하는 대신 일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규제를 없애주는 법으로 과감한 규제철폐 효과와 일자리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차별 논란과 67개에 걸친 규제에 대한 심사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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