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돌파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업이 선방한데다 반도체 업황이 좋았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6일 연결기준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의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1조5400억원, 영업이익 29조2200억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당초 목표로 했던 영업이익 30조원을 넘기진 못했지만 거의 30조원에 육박하는 연간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1600억원 이후 13분기만이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을 전격 리콜한 모바일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4조원가량 증발하는 등 3분기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7 대신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갤럭시S7 엣지’ 블루코랄, 블랙펄 등 추가 모델 출시 전략이 성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사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상대로 반도체 사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이 도움이 됐고, 스마트폰 사업 역시 예상보다 회복세가 빠르다"며 "갤럭시S7 제품의 색상을 다양하게 출시한 것과 대형 화면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여전했던 점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든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리더 자리에 오른 반도체사업 역시 흔들리는 모바일 사업을 받쳐줬다. 반도체 가격 상승 및 출하량 증가, 달러 강세 등 호재가 겹치면서 반도체부문에서는 약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사업 예상 영업이익은 4조원대 중반이다. 3분기(3조37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18나노미터 D램 등을 생산하고 있어 고객사들이 가격은 얼마든지 맞춰줄테니 공급을 해 달라고 줄을 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이 뒷받침되는데다 반도체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자 수익성이 더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늘고 있고, LCD(액정표시장치) 가격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회계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합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만 5조원을 넘겼다. 3분기에 전 부문에서 벌어들인 만큼(5조2000억원) 을 4분기에는 DS부문에서만 한 번에 벌어들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가 올해까지도 꾸준히 이어질 지는 결국 노트7 제품의 문제 원인을 얼마나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노트7 제품의 문제 원인에 대해 분석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얼마나 회복세를 이어가느냐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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