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우승 후 첫 리사이틀 전석 매진…사인회 인산인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쯤 되면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성진(23)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 지난 3일과 4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은 마치 축제의 분위기였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첫 독주회에 쏠린 세간의 관심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앨범 판매 1위, 티켓 전석 매진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화제가 됐던 조성진의 연주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공연장의 로비는 공연이 시작되기 한 두 시간 전부터 관객들로 꽉 차 있었다. 조성진의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줄지 않았다. 지난 달 치열한 티켓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가 공연장 가득 연출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독주회의 4000여석에 달하는 티켓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금방 동이 났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중고거래에서 웃돈을 주고 표를 구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거대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조성진은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 1번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9번을 1부에서 연주했다. 3일 2부에서는 쇼팽의 발라드 1~4번을, 4일에는 쇼팽의 24개 전주곡을 들려줬다. 온 몸으로 연주하는 그의 에너지가 관객들을 단숨에 압도했다. 특히 그의 주특기인 쇼팽을 연주하는 2부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연주가 끝나고도 여러 차례 계속된 기립 박수에 그는 드뷔시의 '달빛', 쇼팽의 마주르카,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을 앙코르로 연주했다.
일부 관객들은 사인회 줄을 서기 위해 앙코르가 연주되는 동안 우르르 빠져나가기도 했다. 아이돌의 콘서트장에서나 있는 진풍경이 이곳에서도 연출된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몰려든 관객들까지 더해 사인회는 예정된 45분을 훌쩍 지나 11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첫 날에는 600여명이, 둘째 날에는 800여명이 조성진의 사인을 받아갔다. 사인을 받으려는 줄이 줄지 않아 마지막에는 포토타임까지 진행했다.
연주회 프로그램 역시 준비된 1000부가 모두 팔려 추가로 700부를 제작했으나, 이 역시 매진됐다. 공연장을 찾은 직장인 김서영(35) 씨는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앨범으로 듣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이 있다"고 했고, 학생 이수혁(25) 씨는 "이번에 운좋게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다. 2부에서는 연주가 끝나가는 게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개관 이후 가장 높은 유료판매를 기록했다"며 "3일은 1984매, 4일은 1937매로 총 3921매가 나갔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이번 연주 후 대만, 일본 투어를 진해한 후 2월22일에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5월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모차르트 소나타와 드뷔시 '영상'을 연주할 예정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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