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와 화학물질 증기, 연소될 때 염증성 단백질 유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새해 결심 중 '작심삼일'에 해당되는 것 중 단연 으뜸은 '금연'이지 않을까요. "끊겠다, 끊겠다, 끊겠다" 해 놓고 3일 만에 결심을 거둬들이는 우리의 연약함을 또 한 번 느끼는 순간입니다.
최근 전자담배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전자담배 증기가 잇몸에 접촉하면서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암 연구에 관한 국제저널 'Oncotarget(오코타깃)'지 최근호에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흡연만큼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자담배 화학물질이 잇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잇몸을 이루는 상피세포와 치주인대세포에 보통의 담배연기와 멘톨향의 전자담배를 연기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습니다.
그 결과 보통 담배의 니코틴이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팀의 예상과 달리 '멘톨향'이 첨가된 전자담배가 구강 세포 손상을 더 가속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전자담배의 증기가 잇몸에 접촉하면서 염증 유발 단백질이 촉진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캐나다 연구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최근 내놓았습니다. 입안 상피세포를 배양액에 담그고 15분 동안 전자담배 연기를 노출시키는 것을 1일, 2일, 3일로 나눠 관찰했습니다. 노출 횟수가 많을수록 세포의 모양이 흐물흐물하게 변했습니다. 세포가 손상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포 자살과 괴사율이 노출시키지 않은 세포에 비해 4배 증가했습니다.
김혜성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 대표원장은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에 화학 향신료 등을 첨가해 이것을 가열하고 수증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흡연하는 원리"라며 "전자담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쓰이는 향신료와 화학물질 증기가 연소될 때 염증성 단백질을 유발하고 결국 세포 내 스트레스를 높여 각종 입안 상피 세포 손상이나 감염 등을 유발해 잇몸 질환을 일으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기적으로 구강암의 발병 위험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구강암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구강암 수술 환자 10명 중 9명이 흡연자라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흡연과 상관 관계는 크다"며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조언했습니다.
김 원장은 "흡연은 습관이 아닌 질환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 니코틴 의존성을 극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금연에 대한 근본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을 시작으로 전문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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