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일가 불법 지원 의혹을 받는 삼성가 둘째 사위를 소환했다.
특검은 29일 오후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8분께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온 김 사장은 “(조사에)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씨 일가에 94억여원을 특혜지원해 대통령과 ‘비선실세-경영승계’ 지원을 맞교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작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오른 삼성은 최씨 소유 독일법인과 승마선수 지원 명목 20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9월까지 78억여원을 집행했다. 해당 자금은 최씨 모녀의 생필품 구입자금 등으로 사사로이 유용돼 ‘맞춤형 뒷돈’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은 또 최씨가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를 앞세워 동계스포츠 이권을 노리고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를 통해 올해 2월까지 2차례 총 16억여원을 후원했다. 김재열 사장은 작년 8월과 올해 초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주선으로 센터 측과 접촉한 인물이다.
앞서 검찰은 “심적 부담을 느껴 후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김 사장 등의 진술에 막혀 삼성이 직권남용·강요의 피해자라고 일단 결론냈다. 특검은 그러나 경영승계를 위해 각종 현안이 산적한 삼성이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하는 행정수반인 박 대통령과 뒷거래에 나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식 수사 착수 이래 삼성 관계자를 첫 공개소환하면서 출국금지 상태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강제수사·대면조사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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