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장관 "김기춘, '변호인' 보고 혀를 차며 걱정하는 표정 지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영화 ‘변호인’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했고, 이를 투자한 CJ에도 제재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오후 방송 예정인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사전 출연해 "(김기춘 전 실장이) 변호인을 비롯해서 많은 그런 영화들, 그런 걸 만드는 회사를 왜 제재를 안 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영화를 본 김 전 실장이 “'쯧쯧' 혀를 차고 굉장히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조 전 경제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CJ에 압력을 가한 바 있다.

또 유 전 장관은 "(과거 장관직 제안 전화를 한 박근혜 당선인이) 당신이 와서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은 그런 사람들(박 대통령 반대 인사들)을 안고 가주는 일이라고 얘기해서,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해 장관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 허태열 비서실장이 있을 때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김기춘 실장으로 2013년 8월에 바뀐 이후 대통령이 약속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CJ에 대한 제재 같은 것들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또 그는 "순수 문화예술 쪽에서도 반정부적인, 반정부적인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나 단체에 대해…왜 제재를 하지 않느냐는 요구를 김기춘 실장이 직접 또는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을 통해서 다각도로 문체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개봉한 변호인은 1981년 일어난 공안 조작사건인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인공의 모델이 된 작품이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