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정부로부터 5년만에 '짝퉁'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바로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판매된 채권이 디폴트를 맞은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통신재벌 우루이린(吳瑞林)이 설립한 차오싱그룹(僑興集團·Cosun Group)은 최근 1억위안어치의 고수익 채권을 갚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채권은 2년 전 차오싱그룹의 계열사 두곳이 발행했던 채권 7종류로 지난 15일이 만기였다.
중국 대형 증권사 GF증권 산하 광둥주식거래소가 채권 발행을 주관했고 저샹재산보험(浙商財産保險)이 지급보증을 섰다. 앤트파이낸셜은 자사 온라인 상품 거래 플랫폼인 자오차이바오(招財寶)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결재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1450달러 이상이었으며 일반 정기예금의 두배가 넘는 연 7.3%의 이율을 준다고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대기업이 발행하고 알리바바의 온라인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된 이번 상품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디폴트가 발생하면서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은 소송을 준비중이다. 앤트파이낸셜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소송과 같은 법적 비용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핀테크 산업 성장을 이끌어온 앤트파이낸셜은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상품 판매절차를 간소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해왔다. 잇따라 거액의 자금유치에 성공하면서 도이체방크,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7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WSJ은 그러나 이번 채권 디폴트 사태로 온라인 금융상품의 안전성과 보상, 책임소재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부각될 것이며 앤트파이낸셜과 알리바바의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21일 미 무역대표부(USTR)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를 가짜제품 판매와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 업체로 분류했다. 이후 22일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2.45% 하락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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