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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내부승진' 멍석 깔아지니…기업은행, 파벌싸움 '점입가경'

시계아이콘00분 54초 소요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IBK기업은행 내부 파벌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관(官)' 출신이 당연시됐던 기업은행장이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내부승진으로 우회하자 전ㆍ현직 인사들의 경쟁이 본격 수면위로 오른 것이다.


기업은행 입장에선 또 한 번의 자행 출신 행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춘홍 전무이사를 비롯해 김도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여기에 유석하 IBK캐피탈 대표와 3년 전 퇴임한 김규태 전 전무이사까지 거론되고 있다. 권 행장의 유임 가능성도 여전하다. 행장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내부 경쟁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등 이상할 것 없다. 문제는 그 치졸함이다.

'누가 누구를 민다더라' '누구 끈이 확실하다더라'는 소문이 마구 돌고 있다. 모 인사가 '다음 순서는 나'라며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다는 말까지 나왔다. 기업은행 직원들은 모이기만 하면 "000는 누가 밀고 있고, 000는 누구 끈이 있다더라"고 쑥덕인다. 이 정도 상황이면 후보군에 대한 비위사실을 담은 투서가 청와대 금융위 등에 난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노동조합도 행장 하마평에 가세했다. 기업은 노조는 특정인을 콕 짚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안 된다"고 밝혔다. 당사자가 즉각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고위간부와 친박계 의원 간의 비밀회동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가 지지하는 행장 후보가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내부 인사는 "파벌싸움이 너무 심각하다. 이럴 거면 차라리 낙하산 행장이 나을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현기환, 정찬우, 서태종 등 관 출신 인사들의 내정설이 돌았던 게 불과 2개월여 전이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면서 역설적으로 청와대가 점지하는 낙하산 행장의 가능성이 줄어든 기회를 맞게 됐다. 기업은행 구성원들은 이런 좋은 기회를 발로 차버린 후, 정작 낙하산 인사가 오면 그때 가서 "낙하산이라서 안 된다"고 반대할 것인가.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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