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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금융명가탐구]산은 해외PF달인들 "기업을 날게 하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2초

①산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실, 다양한 사업딜에서 금융자문·주선 역할, 亞 신흥국·신재생 에너지 등 영역 넓혀

한국의 금융에서는 왜 아직 세계 1등이 없을까. 아시아경제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국내 금융사들이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를 밀착취재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은행들은 고만고만한 상품과 시장환경에서도 '비장의 무기'를 하나씩 갖고 있었다. 이같은 분야가 은행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국내외 시장에서 활발히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新금융명가탐구]산은 해외PF달인들 "기업을 날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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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지난 7월 터키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겨냥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각종 인프라투자도 멈췄다. 삼성물산이 참여한 '터키 가지안텝 병원 프로젝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산업은행이 대주단 중 하나였던 이 프로젝트는 병상수 1892개,면적 54만㎡, 삼성서울병원의 3배 크기의 종합병원을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6억 유로 중 4억9000만 유로를 외부조달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터키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자 산탄데르은행이 이내 발을 뺐고, 국민연금도 투자에서 빠졌다. 론(loanㆍ대출)과 에쿼티(equityㆍ주식)에 구멍이 뚫리면서 프로젝트가 휘청였다. 그때 나선 것이 KDB산업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실 '요원'들이었다.


산업은행 PF실은 다자개발은행(MDB) 특별자금 1억 유로를 지원하는 전략을 짰다. MDB특별자금이란 산업은행이 올해 만든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조달 펀드다. 내부적으로도 격론이 오갔지만 우리기업의 해외인프라사업을 차질 없이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산은의 등을 타고 해외에서 비상하라"는 산은 해외PF실의 모토다. 대주단과 사업주, 현지 정부 등이 다양한 딜에서 금융자문과 주선 역할을 해야하다보니 PF요원들은 '협상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상력을 위해선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산은 PF실 관계자는 "캐쉬플로 창출능력부터 시작해서 단계마다 고비들이 있게 마련"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산은의 도움을 받아 중요 딜에 참여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해외 PF의 가장 큰 리스크는 채무불이행이다. 특히 장기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많아서 그렇다. 이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게 PF의 경쟁력이다. 마국환 PF실 해외인프라팀장은 "일반 기업대출은 기업의 사업포트폴리오와 신용등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리스크를 파악하지만 PF는 해당 프로젝트 하나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출상환을 보장해주는 주체의 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면 어지간한 기업금융보다 리스크가 적다. 사업 프로젝트 한 건에 들어간 땅, 시설, 사업권, 지분 등을 모두 담보로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무디스가 PF금융 4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더라도 대출금의 약 80%는 회수가능하고 완공 이후 PF 금융은 A등급 회사채만큼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산업은행이 눈여겨 보는 해외 PF시장은 아시아 신흥국이다.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수요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8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시아국가들의 재원조달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은 널려있다. 산은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 다자간개발은행(MDB)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PF 투자분야는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석탄화력, 가스액화시설, 합금철 플랜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산은도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PF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캐나다 온타리오 태양광 발전사업 프로젝트 금융주선에 참여했고 올 3월에는 영국 갤로퍼 해상풍력 발전사업에도 참여했다. 한국전력이 해외 신재생 에너지사업으로 추진하는 일본 홋카이도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금융주선을 하기도 했다.


산은의 해외PF 금융주선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는 10월말까지 17억달러로 이미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다. 엄효운 산은 해외 PF 전략팀 팀장은 "산은의 해외PF는 투자분야와 투자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먼저 사업을 발굴해 우량한 중견기업들에게 금융을 주선하는 방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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