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현승(33)이 내년 시즌에도 프로야구 두산의 뒷문을 책임질까.
두산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선수는 세 명. 그 중 김재호(31)를 붙잡았지만 이원석(30)은 삼성에 내줬다. 이현승만 남았는데 협상이 꽤 길어지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강력한 선발야구로 21년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상대적으로 구원은 약했다. 올 시즌 두산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5.08로 리그 5위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구원진을 감안할 때 이현승이 꼭 필요하다. 이현승은 특히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현승은 2015시즌 중반부터 두산의 마무리를 맡아 지난해와 올해 각각 18세이브, 25세이브를 기록했다. 블론 세이브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일곱 번씩 기록해 불안한 면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이현승은 누구보다 든든하게 뒷문을 책임졌다.
이현승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아홉 경기에 등판해 13이닝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며 4세이브를 거뒀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는 과정에서 이현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현승은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세 경기에서 4.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홀드를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49)은 한국시리즈 네 경기에서 '판타스틱 4'로 불리는 선발 4인방 외에 구원투수는 두 명만 투입했는데 이현승과 이용찬(27)이었다. 김 감독이 가장 믿는 구원투수가 이현승이었던 셈.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의 경험과 큰 경기에 강하다는 장점 때문에 잔류를 원하고 있다.
이현승과 두산은 어느 정도 생각 차이를 좁히고 있다고 한다. 이창규 두산 홍보차장(41)은 "지금까지 세 번 만났고 이번주 내로 한 번 더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이현승이 빠질 경우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두산이 그를 붙잡아야 할 이유다. 두산은 지난 시즌 후반 이용찬과 홍상삼(26)이 군에서 제대해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용찬은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빨라야 내년 5월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 홍상삼은 여전히 제구가 불안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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