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신인상+시드니올림픽 동메달…통산 타율 0.301·208홈런·1120타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두산베어스의 '영원한 오버맨' 홍성흔(39)이 22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홍성흔은 1999년 지난 1999년 OB(두산)베어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그래 신인왕을 차지했다. 첫해 성적은 타율 0.258, 16홈런, 63타점이었다.
홍성흔은 그라운드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2001년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도 활약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첫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취득해 롯데로 이적했던 홍성흔은 2013년 베테랑을 필요로 한 친정팀 두산베어스에 복귀해 그 해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015년에는 후배들과 함께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홍성흔은 지난해 6월14일 잠실 NC전에서 역대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하며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은 그었다.
홍성흔은 개인 통산 1957경기에 출장해 6789타수 2046안타, 타율 0.301, 208홈런, 1120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개인 성적에서 통산 안타(2046개)와 2루타(323개), 타점(1120개)에서 두산베어스 역대 선수들 중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홍성흔은 18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며 팬들에게 '잘했던' 선수가 아닌, '열정적이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성흔 선수가 팬들에게 전하는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두산베어스 홍성흔입니다.
죄송합니다.
너무나도 영광스러웠던 두산베어스의 2016년 시즌의 마지막 인사를 오늘에서야 그라운드에서가 아닌 글로써 드리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꾸었던 프로야구선수의 꿈이 이루어지던 첫날과 그리고 그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저는 참 축복받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베어스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야구를 참 잘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약간은 서운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시즌 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짧지 않은 동안 베어스파크에서 합숙 하면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젊은 후배들을 보았습니다. 그 젊은 나이 때의 홍성흔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줌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또 얼마나 멋진 은퇴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팀을 위해서 언제나 더 나은 모습 보이려고 노력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엔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처럼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 '참 야구를 잘한 선수'라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저는 가족과 함께 좋은 아빠로, 그리고 좋은 남편으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잘 정리하고자 합니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기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겠습니다.
그 동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팬 여러분께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열정적인 홍성흔'으로 팬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1월 22일
홍성흔 드림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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