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8 종의 모든 RNA 바이러스 정보 담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바이러스 감염병 진단용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다. 바이러스성 질병 발생에 대비한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DGIST(총장 신성철)의 뇌·인지과학전공 구재형 교수와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김민수 교수 융합연구팀이 빅 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RNA 바이러스 감염병을 정밀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티드 데이터베이스(MRPrimerV)를 구축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에볼라, 지카처럼 인류의 생명을 위협해 왔던 많은 전염병들은 대부분 RNA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이 같은 감염병의 원인 바이러스를 초기에 정확히 찾아내고 진단하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바이러스 감염병 발생에 대한 조기 진단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융합연구팀이 구축한 MRPrimerV는 세계 최초로 1818 종의 모든 RNA 바이러스에 대해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대규모 올리고뉴클레오티드 데이터베이스이다. 전체 RNA 바이러스 유전자에 존재하는 모든 후보 올리고뉴클레오티드들에 맵리듀스 기반 복잡 알고리즘을 적용해 특이성을 갖는 올리고뉴클레오티드들만을 선별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병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을 활용한다. PCR 기반 바이러스 분자진단 방법에서는 가급적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프라이머(Primer, 특정 유전자 서열)가 갖춰져 있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환자가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프라이머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초기 대응에 실패할 수 있고 프라이머의 정확도가 낮다면 양성 환자를 음성으로 판별해 대응에 실패할 수 있다.
바이러스 진단에 있어 올리고뉴클레오티드 프라이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감염병이 항상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이 같은 이유로 특정 바이러스에 알맞은 프라이머를 사용하면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RNA 바이러스는 1818종인데 이들 각각에 대해 유일하게 진단할 수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티드 프라이머의 설계가 매우 까다롭다.
MRPrimerV는 세계 최초로 1818종의 모든 RNA 바이러스에 대해 높은 정확도로 진단을 할 수 있는 대규모 올리고뉴클레오티드 프라이머 데이터베이스이다. 현재 보건 업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병 진단을 위한 표준 프라이머 개념이 없다. 올리고뉴클레오티드 프라이머 시료에 대한 염기서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MRPrimerV는 이를 설계도로 간주하고 실제 시료를 제작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손쉽게 프라이머를 합성해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다.
□ 또한, MRPrimerV는 융합연구팀이 이전 연구에서 개발에 성공한 세계 최고 성능의 유전자 진단용 빅 데이터 기술인 MRPrimer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데이터베이스 상의 모든 올리고뉴클레오티드가 유일하게 목적 바이러스만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잘못된 진단을 할 확률이 현격히 낮은 것이 장점이다.
구재형 교수는 "앞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돼지콜레라 등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에 대한 바이러스도 진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확장해 바이러스 진단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딥러닝(Deep Learing) 기술을 접목해 멀티오믹스 데이터(Multiomics data)에 대한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프라이머 디자인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생물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온라인판 11월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해당 바이러스 감염병 진단용 데이터베이스를 웹사이트(http://MRPrimerV.com)를 통해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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