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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까지 국회 포위]탄핵 D-1,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47초

-500개 노란 만장 탄핵·세월호 메시지 담겨·시민 5000명 참가
-"탄핵 못 시키면 국회의원 밥값 못하는 것"
-경찰, 집시법 위반 방송으로 한 때 주최 측 해산 요구도


[탄핵까지 국회 포위]탄핵 D-1,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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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금보령·기하영·문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는 촛불에 둘러 싸였다. 오후 7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빗줄기가 굵어졌음에도 시민들은 대토론회와 행진을 이어 갔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체감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정부와 국회를 향한 촛불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5000명이 모였다.


◆500개 노란 만장, 국민 메시지 담아=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정근(서울 개봉동·27)씨는 "정권에 대한 분노,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며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여의도공원으로 왔다. 이곳에선 만장으로 국회를 에워싸는 국회포위만인행동의 '탄핵까지 국회 포위-천개의 만장, 만인의 바람' 행사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만장은 작가들의 손에서 시작해 자원봉사자들의 손에서 마무리됐다. 시민들이 보내준 메시지를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작가들이 받아 직접 손 글씨로 썼다. 천을 나무에 덧붙이는 일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왔다. 작가들은 빳빳한 노란색 천 위에 페인트 등으로 '탄핵에 동참하라', '역사가 당신을 기억하리', '도대체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2014 0416', '국회는 밥값하라, 그 밥은 세금이다' 등을 썼다.


[탄핵까지 국회 포위]탄핵 D-1,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종합)


한국작가회의 소속 유순예(여·51) 시인은 "감기에 걸려 몸이 좋지 않지만 내일 꼭 탄핵을 해야 한다는 각오로 나왔다"면서 "내일 탄핵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하는 것을 하늘이 지켜본다는 심정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 댄서인 라온범(21)씨는 "사실 퇴진이 시작"이라며 "강남역 사건, 송파 세모녀, 노동개악 등 현재 우리 사회 모든 게 문제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박 대통령 퇴진부터 시작해야 하고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에서 온 주부 서모(여·47)씨는 "바다 속에서 아이들은 죽어 가는데 박근혜는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서 나왔다"며 "6시까지 만들고 국회 포위까지 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여고 동창생들과 함께 참여했다.


여의도공원에서 만들어진 만장은 오후 7시 시민들의 손에 들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함께 국회로 행진했다.


[탄핵까지 국회 포위]탄핵 D-1,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종합)


퇴진행동은 오후 7시부터 '박근혜 즉각퇴진, 응답하라 국회 시국대토론회 1부'를 진행하며 오후 8시 국회를 둘러싸는 인간 띠 잇기, 시국대토론회 2부를 진행할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간 띠 잇기는 경찰들이 막아 실패했다.


◆朴 대통령 뽑은 것 후회=지난 대선 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는 이재철(75)씨는 "대통령이 너무 못해서 배신감을 느껴 동참하러 나왔다"며 "탄핵 못 시키면 국회의원들 밥값 못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김지현(여·21)씨는 "내일 시험인데도 탄핵하는데 힘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세월호 7시간이 밝혀진 게 없어 마음이 아프고 고3 때 일어났던 일인데 동생들이 죽어서 당시엔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권이 거의 끝났는데도 밝혀진 게 없어서 화가 나고 탄핵 후 수사하면, 시민들이 이렇게 요구하면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모(23)씨는 "기말고사 끝나고 탄핵 가결을 위한 국회 압박을 위해 나왔다"며 "탄핵 가결 될 거라 믿지만, 부결되면 광화문 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즉각 퇴진, 응답하라 국회'=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을 박근혜 즉각 퇴진-응답하라 국회 1차 비상국민행동의 날로 정하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유가족 박혜영(단원고 2학년3반 최윤민양 어머니)씨는 "그동안 기자회견이나 피켓시위 등을 해왔지만 지난 6차 집회 때 청와대 100m 앞까지 들어간 것은 처음이었는데 부모들끼리 많이 울었다"면서 "국가 존재가 뭔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돌보지 않아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책임을 제대로 물었다면 나라가 이 지경이 됐을까"라며 반문했다. 박씨는 "배가 왜 침몰했는지, 왜 아무도 구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소연하고 서명을 받아도 오히려 탄압받고 아이 팔아 돈 챙기는 패륜 부모로 몰아가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지금은 집회 나가면 유가족을 향해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이 많아 졌는데 지금처럼 거리로 나오셔서 행동하시고 같이 싸워주셔야 이 나라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태연 중소상공인시국회의 대표는 "이번 국정농단은 박근혜와 최순실, 새누리당과 재벌들의 악질적 국가 범죄가 본질"이라며 "중소자영업자들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자신들이 죽는 이유도 모르고 시름시름 죽어갔다"고 말했다. 인 대표는 "재벌들의 시장 독점을 아무도 막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야당 또한 재벌들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며 박근혜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탄핵까지 국회 포위]탄핵 D-1,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종합)


◆경찰 "집시법 위반, 자리로 돌아가라"=한편, 이날 경찰은 주최 측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을 위반했다며 해산하라고 명령했다.


경찰은 이날 방송을 통해 "여러분이 거듭된 방송에도 계속해서 신고한 범위를 벗어났다"며 "신고 된 곳으로 돌아가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국회의사당 100m 앞까지는 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집회 및 행진 신고를 산업은행부터 국회 100m 앞까지 신청해뒀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현재 집회가 열리는 지점이 국회로부터 100m 안 지점"이라며 "집시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100m 지점을 놓고 주최 측과 경찰 간 기준이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현대카드·캐피털 본사 건물 까지가 국회 앞 100m로 보고 있는 반면 현장에 나온 경찰은 KB국민은행 가기 전까지를 100m로 보고 있다.


경찰의 거듭된 방송에 시민들은 야유를 하고 차벽을 치우라고 요구했다.


또 2차 대토론회 때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나와 시민들과 함께 나눈 자유발언도 진행됐다. 김제동씨는 "우리 여기 모여서 같이 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에게 우리 뜻을 받들어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비오는 날 외치는 우리 목소리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은 좋은 말 할 때 국민의 뜻을 받들어라"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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