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업무협약 체결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앞으로 국내 제약업체가 생산한 백신이 유엔(UN)에 납품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의 현장실사를 면제받게 된다.
이는 국내 백신의 안전관리 체계가 공식 인정됐다는 의미로 향후 UN이 주관하는 백신 조달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WHO와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협약 체결은 우리나라 백신 안전관리 체계를 WHO가 공식 인정한 것으로, UN이 주관하는 백신 조달시장에 신속한 진입이 가능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UN 산하기관은 품질, 안전성ㆍ유효성 등에 대한 WHO 사전 적격성평가(PQ)를 통과한 백신에 한해 국제 입찰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공급하고 있다.
실제 전 세계 어린이 접종백신 물량의 60%가 유니세프를 통해 공급되고 있어 WHO PQ(Pre-qualification) 인증은 백신 수출 교두보 확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 주요내용은 ▲식약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실사보고서로 WHO 실사면제 ▲PQ 인증 백신에 대한 안전관리 정보교환 ▲상호 교환 정보에 대한 기밀 유지 등이다.
식약처는 WHO PQ 인증을 신청하는 업체에 대한 GMP 조사보고서를 WHO에 제공하고, WHO는 해당보고서로 현장조사를 대체하게 되면서 PQ인증기간이 6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WHO는 백신 접종시 발생하는 부작용 정보, PQ 백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등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국내 제약사들은 WHO 정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백신 수출금액(완제품 기준)은 2130억원으로 이 가운데 WHO PQ 인증을 받은 국내 백신 수출액(1670억원)이 78%를 차지한다. 또 국내 WHO PQ 인증 백신은 올 10월 기준으로 LG생명과학, 녹십자, 유바이오로직스 등 4개사 19개 제품이 있다. 이는 전 세계 PQ 인증 백신(22개국, 238개 제품)의 약 8%에 해당한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이번 WHO와 협약 체결로 우리나라의 의약품 인허가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의료제품이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아갈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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