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로 본 총수 건강상태
고령 손경식·구본무 조기귀가
조양호·김승연, 신장·당뇨질환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 귀가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8)이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청문회 당시 흉통과 혈압상승으로 조기 귀가를 요청했다.
정 회장 주치의인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의 송현 교수는 7일 "청문회 자리는 아무래도 심적 부담이 많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라며 "정 회장은 내원 당시 흉통을 호소했고, 혈압도 높은 상태였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송 교수는 "현재 정 회장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 증인중 최고령이자 가장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회장은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한 달 후면 우리나이로 80세가 된다. 정 회장은 10여년 전 심장수술을 받은 바 있다. 협심증과 관상동맥경화협착증 등으로 심장막에 물이 고여 있다는 진단이 내려져 전신 마취까지 받고 가슴을 절개하는 큰 수술이었다. 지난 2009년엔 심혈관 질환이 재발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정 회장은 또 고혈압 등으로 다양한 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병원으로 가기 전 정회시간을 이용, 국회 의무실을 찾기도 했다. 의료진으로부터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겠다는 진단을 받고 오후 6시50분쯤 준비된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전날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9개 그룹 총수 중 일흔을 넘긴 회장은 정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77), 구본무 LG그룹 회장(71) 등 3명이다. 총수 평균 연령은 65.5세에 달한다. 대부분 한 두 개 이상의 질병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출석 전 의사소견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과 손 회장도 고령과 건강상태 등을 감안, 조기 귀가했다. 구 회장은 전날 오후 8시 37분쯤 위원들로부터 추가 질의사항이 없음을 확인받은 후 청문회장을 떠났다.
손 회장은 9시쯤 청문회장에서 일어났다. 그는 지난 7월 폐암수술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4)도 신장, 당뇨 등의 질환으로 의사소견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 당뇨, 우울증 등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56)은 2년 7개월여의 복역생활 동안 지병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의 건강은 대내외 신뢰도 등 기업 리스크와 직결된다"며 "9개 그룹 임직원들이 국회 청문회장 밖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고령의 총수들에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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