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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 중견 패션업계 영원한 맞수…'같은듯 다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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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호 세정그룹 회장과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자체브랜드 육성…내실 경영
해외사업·온라인 시장 강화
디디에두보 3년새 성공안착

[포커스人] 중견 패션업계 영원한 맞수…'같은듯 다른 행보'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왼쪽),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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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영남권 출신 자수성가 패션 중견기업인ㆍ매출 1조클럽 가입ㆍ가두점 중심 사업 확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과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패션업계 영원한 맞수로 통한다. 가두점 중심의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비슷한 성공 방정식을 보여줬던 박 회장과 최 회장은 최근 미래 먹거리 발굴하는 데는 상반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온라인ㆍ해외 사업을 통해 내실경영을 고수하는 데 반해 최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ㆍ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떤 방식이 옳다고 할 수 없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형지의 공격적인 외형 확장은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진출 성공과 내실경영 두 마리 토끼 잡다=
내실경영을 기반으로 한 자체브랜드 육성은 박 회장의 신념이다. 올해 그룹이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해외시장에서의 주얼리브랜드 '디디에두보'의 약진이다.


2013년 선보인 디디에두보는 3년 만에 해외시장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2014년 중국시장 진입에 앞서 테스트 마켓으로 홍콩의 주요상권인 하비 니컬스 백화점에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지난 9월 상하이 남경동로에 있는 싱가포르계 쇼핑몰 래플스시티 1층에 부티크 형태의 매장을 열며 중국 대륙에 첫 발을 내디뎠다. 디디에두보는 백화점 32개, 로드숍 2개, 면세점 8개, 해외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면세점을 통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0% 신장했다. 내년에도 면세점 3~5개점 추가로 매장을 열 예정이다. 디디에두보의 성공은 노후화된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박 회장은 "디디에두보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산업의 중심에서 성장해온 세정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전략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중화권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해 글로벌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이 해외시장과 더불어 집중한 분야는 온라인시장이다. 박 회장은 유통혁신으로 성공신화를 썼다. 1974년 7월 동춘섬유공업사로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작은 옷가게로 출발한 박 회장은 1988년 도매상 영업에서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대리점 체제로 바꿨다. 그 결과 세정그룹은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2014년 신유통 플랫폼인 웰메이드를 론칭했다.


올해 그가 힘을 쏟은 유통은 온라인쇼핑몰 '더훅'이다. 더훅은 세정에서 운영하는 패션ㆍ잡화브랜드와 국내외 신진브랜드 120여개가 입점, 총 4만8000여개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가두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에서 인프라를 구축한 박 회장은 자사 브랜드 매장 총 1500여개점을 더훅과 연결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O2O)한 재고를 보유한 매장이 입찰해 발송 가능하며 이는 매장 재고 통합 관리 및 공유를 통해 투명한 운영과 판매 기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훅은 오픈 한 달 만에 안정화되고 있다.


더훅 온라인 전체 주문 중 매장을 거쳐서 발생하는 O2O 매출이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및 해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1일자로 온라인해외사업본부를 O2O글로벌사업본부로 변경했다.

공격외형확장 '몸집불리기'
교복·제화·유통 등 사업다각화
재무구조 악화는 숙제로 남아


◆공격적인 외형 확장…재무구조 악화도 떠안아= 최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다. 여성복 중심이었던 사업을 교복ㆍ제화ㆍ골프웨어ㆍ잡화 등으로 확장하고 쇼핑몰 등 본격적인 유통사업에도 진출했다. 최 회장이 최근 5년간 인수한 기업 및 브랜드는 형지I&C, 학생복 엘리트,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 쇼핑몰 바우하우스, 베트남 C&M 공장, 여성복브랜드 스테파넬, 구두브랜드 에스콰이아, 까스텔바쟉 본사 등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재무구조 악화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최 회장은 '꿈'이었던 에스콰이아를 인수했지만 제화시장의 성장 둔화와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로 수익 면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지난 7월까지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유통사업이다. 최 회장은 유통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3년 서울 장안동 바우하우스 아웃렛을 777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1년 만에 바우하우스를 부동산 펀드로 전환해 코람코자산운용 펀드에 팔았다.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형지가 매장 운영권만 갖고 매달 임차료를 내고 있다. 내년 2월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종합쇼핑몰 아트몰링을 개장하지만, 완공 전부터 인허가 비리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그룹의 유통업을 맡은 형지쇼핑은 자본잠식 상태다. 외형 확장에만 주력한 나머지 그룹 전체 자금운용 상황이 악화됐다. 패션그룹형지의 부채비율은 2013년 302%까지 올랐다.


바우하우스 매각과 각종 부동산을 팔면서 2014년 부채비율을 203%까지 낮췄지만 지난해 208%로 소폭 올랐다. 라이벌 기업으로 꼽히는 세정(55%)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최 회장은 우선 시급한 불을 끄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했다. 우선 형지 에스콰이아 성남공장과 형지엘리트 가산동 사옥을 매각했다.


다행히도 골프웨어브랜드 까스텔바쟉은 조기 안착에 성공,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까스텔바쟉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회장은 까스텔바쟉 브랜드를 통해 잡화, 주얼리 등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 회장은 "까스텔바쟉을 연매출 2000억원에 수익률 10%를 내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액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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