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육상·해외직원 명단 공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권을 인수하는 SM그룹이 고용승계 명단을 공개하면서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지난달 29일 육상직원 293명과 해외 현지직원 200~300명에 대한 고용승계 명단을 공개했다. 선원 150~200명에 대한 명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고용승계되는 육상직원 293명은 전체 육상직원(650명)의 절반 수준이다.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직원들은 근속연수 20년 이상의 고참부장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퇴출통보를 받은 일부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진해운 직원 A씨는 "부서 팀장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팀 분위기가 굉장히 가라앉아 있다"면서 "직원들끼리 뭐라고 말하기도 어려워 사무실에 침묵만 흐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근속연수 20년을 훌쩍 넘어 임원 승진을 바라보던 고참 부장직원들은 갑작스런 날벼락에 침통한 심정이다. 한진해운 직원 B씨는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아직 50대 초반인 나이에 무얼 다시 시작해야 할지 캄캄하다"며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동종 해운업체와 물류업체들은 한진해운 인력 흡수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전문성 높은 주니어급 인력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영입 제안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체들은 현재 온라인 접수 등을 통해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SM그룹으로 고용승계되는 직원들은 12월31일까지 한진해운 직원으로 근무하고, 내년 1월1일자로 SM그룹으로 출근하게 된다. SM그룹은 지난달 22일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M그룹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미주노선 영업권과 인력을 삼선로직스와 합병해 새로운 법인을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신규 법인 출범은 내년 1월3일로 예정된 대한해운의 주주총회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마무리하게 된다.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은 우선협상대상자인 SM그룹이 현대상선과 절반씩 나눠 인수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