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최근 제주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관광호텔 대신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등 가격 부담이 적은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 관광호텔 신용카드 매출액은 5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콘도, 펜션, 모텔 등 기타 숙박시설 매출은 같은 기간 27.4%나 급증했다.
이정기 한은 제주본부 조사역은 "관광호텔이 초과 공급되면서 다른 숙박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행자의 숙박 선호가 변화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제주지역 관광호텔 공급은 74.2% 늘었지만 수요는 31.8%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특히 성수기인 8월 기준으로는 공급이 1만2526실이지만 수요는 1만1500실에 그쳐 성수기에도 초과공급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가격 부담이 적은 숙박시설을 선호한다는 점도 관광호텔 수익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제주 관광객의 평균 숙박비 지출액은 11만6000원으로 2014년(13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이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이용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기준으로 제주지역 특2급 호텔의 1일 숙박비는 평균 9만원 내외지만 게스트하우스는 2~4만원 수준이다.
이 조사역은 "수급상황과 숙박선호 변화를 고려해 관광호텔 업계가 자율적인 객실공급 조절 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