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3학년때 농구코치 삼촌 때문에 농구 배워
빠른 농구 좋아해 남자농구 경기 많이 챙겨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기사나 댓글 다 확인해요. 칭찬 댓글에 미국프로농구(NBA) 마누 지노빌리(39·샌안토니오) 같다고 한 분이 있어서 기분 좋았어요."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의 김지영(18)은 지난 18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을 때나 24일 전화로 인터뷰할 때나 영락없는 10대 여고생 같았다. 그는 올 시즌 초반에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최근 며칠 동안 여자프로농구를 다룬 매체들은 김지영에 대한 기사로 도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영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엄청 늘었다. 모르는 분들의 신청이 많아졌다. 원래 친구가 800명 정도 있었는데 지금 거의 1000명이 됐다"고 했다. 그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서 다음에도 이런거 보여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악플이 있으면 '뭔가를 보여줄게'하는 마음가짐으로 뛴다"고 했다. 악플 중에 '욕심이 과하다', '거품이다' 등이 있다고 한다. 그는 "거품이라고 생각 안 한다. 화가 나서 다음 경기에서 이 악물고 뛰었다"고 했다.
김지영은 빠른 농구를 좋아한다. 그는 "빠르게 수비를 제칠 때 가장 짜릿하다. 학교에서 운동할 때 순간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특히 줄넘기 등 종아리 운동을 많이 했다"고 했다. 중계방송도 주로 남자농구 경기를 보았다. 특히 SK 김선형(28)과 NBA 스타 스티브 내시(42)의 경기를 많이 봤다. 김지영이 빠른 농구를 좋아하자 고등학교 코치가 두 선수의 영상을 많이 챙겨줬다. 그래도 NBA는 잘 모른다. 지노빌리도 기사 댓글을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한다.
김지영은 삼촌 때문에 농구를 시작했다. 그의 삼촌은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인천 SK(현 인천 전자랜드)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상우(40) 씨다. 김지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삼촌이 인성여중 코치였다. 삼촌이 학교 놀러가자고 해서 따라다니다가 4학년 때 전학을 가면서 정식으로 농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시즌 개막 후 5연패를 당했으나 최근 김지영의 활약 속에 3연승을 기록했다. 김지영은 올 시즌 여덟 경기에서 평균 20분15초를 뛰었고 4.75득점,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승을 거뒀던 주말에는 처음으로 휴가를 받았다. 김지영은 "거의 한 달만에 인천 집에 갔다왔다. 학교(인성여고)에 찾아가 선생님들과 밥도 먹고 후배들 간식도 사주고 왔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1주일 있다면 가족과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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