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2016 청룡영화제에서 박수칠 만한 수상소감을 남긴 배우는 박정민과 이병현 단 둘 뿐이었다.
2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제는 비교적 공정한 수상 결과로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어지러운 시국 상황과 매주 열리는 전국적인 촛불 집회를 반영하지 못한 배우들의 수상소감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 영화 '동주'로 신인남우상을 받으며 가장 먼저 수상자에 이름을 올린 박정민은 신인답지 않은 감동적인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정민은 "불과 70년 전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남모르게 피흘리며 싸우신 수많은 이름들이 계시다"며 "제가 '동주'를 하며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지금 이 순간, 70년 후에 이 세상을 살아갈 많은 분들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 깨달았다는 점이다"라고 말해 영화 속 상황과 현실을 비교했다.
이어 "나라가 많이 어수선한데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배우로서 이 상과 이 상을 받도록 해주신 송몽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연기하고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영화 '내부자들'로 25년 만에 청룡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이병헌 역시 시의성이 반영된 수상소감을 던져 호응을 얻었다.
이병헌은 "'내부자들'이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영화를 촬영하면서 재밌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사회를 극적으로 몰고가려고 애쓰는 것 같아 약간 과장된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사실 결과적으로 보면 지금은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것 같은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소신발언 이런 것은 아니고, TV를 보면서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촛불을 들고 있는 것을 봤는데 전 그 장면을 보며 아이러니하게 언젠가는 저것이 희망의 촛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며 촛불집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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