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례적 심의위원 간담회 열기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금융감독원이 채권매매를 둘러싼 '검은 커넥션'에 가담한 금융투자회사 직원과 소속회사에 대한 징계를 연기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채권파킹에 대한 법원의 최종선고가 예정돼 있는 데다 소속회사 제제 수위와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일 5시간에 걸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채권매매 중개를 따내기 위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에게 향응을 제공한 증권사 채권영업직원을 포함해 펀드매니저 90여명에 대한 제재수위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했다.
금감원은 특히 불법 향응제공이 업계 전반에 관례적으로 이뤄져 온 점에 주목하고 해당 직원은 물론 이를 방치한 소속 금융투자회사에 대해서도 과태료 처분 등의 조치를 내릴 계획이었다.
금감원은 장시간의 제재심의에도 불구하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이례적으로 별도의 제재심의위원 간담회를 열고 추가 논의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수위와 근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쟁점을 두고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재심의를 거쳐 채권매매 중개 과정에서 향응을 수수한 금융회사 직원에 대한 제재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제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징계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불법 채권 파킹으로 재판에 넘겨진 금융투자회사에 직원에 대한 법원의 최종 선고는 내달 1일로 예정됐다.
검찰은 지난해 6월 불법 채권파킹 거래를 한 혐의로 증권사 직원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을 재판에 넘기는 한편 채권매매 중개 과정에서 향응을 주고받은 금융회사 직원 148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검찰은 수수금액이 1000만원이상인 금융회사 직원은 배임과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수수금액이 100만~1000만원인 99명은 금감원에 통보했다.
이들 증권사 영업직원은 채권물량을 따내기 위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에게 해외여행 경비 제공 등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 향응을 제공해왔다. 증권사에서 채권중개를 담당하는 직원은 일반적으로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채권매매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채권파킹= 채권 파킹 거래는 채권을 매수한 금융기관이 장부에 바로 기록하지 않고 잠시 증권사에 맡겨 뒀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 거래하는 방식으로 발생하는 손익이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 사이에서 정산되는 불건전 영업행위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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