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등 굵직한 구조조정은 일단락
수주·인도 지연 변수는 여전해…자산매각도 '-ing'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 인력 감축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추가 구조조정 필요성 보단 납기 지연 등 돌발 상황을 줄이고 예정된 수주건을 마무리짓는 것이 사실상 더 중요한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7~8일, 10~11일에 걸쳐 유상증자 청약을 받은 결과, 134.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량의 20%를 배정받은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해 구주주 대상 청약 경쟁률은 101.5%였다. 일반공모 청약은 3만1230주 모집에 5176만8960주가 몰려 1657.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1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당초 1조1100억원을 예상했지만 유증 발표 이후 주가흐름이 안정화되면서 조달 규모도 400억원 가량 확대됐다.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선박건조 운영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현 시점에서 삼성중공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내년 상반기 예정된 드릴십 인도건이다. 인도가 연기될 경우 8000억~9000억원 상당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유증이 흥행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재무구조도 개선될 수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 9월말 기준 223%에서 유증 성공 후 18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1년 내 2조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해야 했지만 이 역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유상증자를 기점으로 6개월~1년 만기 연장을 승인한 터라 부담을 낮췄다.
인력 구조조정도 마무리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에만 1400명에 달하는 직원을 감축했으며 추가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순환 무급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외기숙사, 화성사업장, 당진공장, 두산엔진 지분 매각으로 1528억원 확보하는 등 비주력 자산은 지속 매각하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을 어느정도 마무리 지은 삼성중공업에 남은 과제는 수주다. 올 하반기부터 수주실적이 쌓이고 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단독 협상 중인 프로젝트들을 수주로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대표적인 것은 이탈리아 ENI의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로 ENI는 지난 4일 향후 생산할 LNG 전량을 20년간 BP에 판매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FLNG 건조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테크닙과 일본 JGC 등이 삼성중공업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수주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다만 연내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인도 LNG(액화천연가스)선 프로젝트는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총 16억 달러 규모로, 이 프로젝트가 최종 무산될 경우 삼성중공업이 세운 올해 수주목표인 53억 달러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총 8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놓은 상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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