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에 상금퀸, 평균타수 1위 "국내 그린 평정", 르네상스시대 속 스타 부재 빈곤 현상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성현천하(城炫天下)."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화두다. 박성현(23)은 32개 가운데 20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7승을 쓸어 담아 다승왕은 물론 평균타수(69.64타), 단일 시즌 최다 상금기록(13억3300만원)까지 갈아 치우며 국내 그린을 평정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준비하느라 최종전 ADT캡스를 포기해 대상에서 불과 1점 차 2위를 차지한 게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2016시즌에 포함되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당시 최강자 김효주(21)을 격침시켜 '태풍'을 예고했고, 지난 4월 삼천리투게더오픈과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5월 두산매치플레이, 8월 제주삼다수마스터스와 보그너MBN여자오픈, 9월 한화금융클래식 등에서 우승컵을 추가했다. 우승 확률이 무려 35%, '톱 10 피니시율' 65%의 무시무시한 기록이다.
해외에서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비회원 신분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7차례 등판해 68만2000달러의 상금을 벌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새 역사를 썼다. US여자오픈 공동 3위와 에비앙챔피언십 공동 2위 등 특히 메이저에서 맹활약을 펼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박성현 역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나만의 골프를 보여 주겠다"고 자신했다.
고진영(21)은 3승 사냥에 성공해 확실한 2인자로 자리매김했고, 막판 대상 타이틀을 지켜 박성현의 개인 타이틀 '싹쓸이'를 저지했다는 의미를 더했다. BMW레이디스(우승상금 3억원)와 메이저 하이트진로챔피언십(1억6000만원) 등 '빅 매치'에 강했다는 게 자랑거리다. 시즌 상금 10억원(10억220만원)을 돌파했고, 평균타수 역시 2위(70.41타)를 차지했다.
이승현(25ㆍNH투자증권)과 김해림(27), 배선우(24ㆍ삼천리), 장수연(22), 조정민(22) 등 5명의 선수가 2승 챔프에 올라 풍요로움을 만끽했다. 지난해보다 3개가 늘어난 역대 최다대회(32개)에 역대 최고 총상금(207억원)의 르네상스시대가 출발점이다. 3월에는 중국(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과 베트남(더달랏레이디스)에서 대회를 개최해 아시아 허브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김효주와 김세영(23ㆍ미래에셋), 장하나(24ㆍ비씨카드), 백규정(21ㆍCJ오쇼핑)에 이어 올해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가 LPGA투어로 떠나면서 "재미가 없어졌다"는 혹평을 들었다. 빅 루키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내기 중에는 이소영(19)이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유일하게 1승을 거뒀다. 박성현이 떠난 내년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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