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열공' 시간을 가졌다.
16일 삼성 사장단은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해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로부터 '문명 대 전환기, 미국 대선 결과의 파장과 시사점'이란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미국 정치 전문가인 안 교수는 최근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이날 강연은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으로 강화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처 방안을 주로 다뤘다. 트럼프는 보호무역 강화와 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인물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미국에 유리하게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연간 수출액의 30% 수준인 42조5042억원을 거뒀다. 삼성전자가 북미지역으로 수출해왔던 제품은 대부분 NAFTA 협정에 따라 관세를 매기지 않는 멕시코에서 생산됐다. NAFTA 협정이 무효가 되면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
강연을 들은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카오스, 즉 예측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는 내용이었다"며 "기존 질서가 무너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도 "(트럼프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시장은 '관세 부과에 대비해 미국에 공장을 세워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의 행보가 당선 후에는 현실적으로 변할 수도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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