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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는 여자야, 렌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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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애리의 '속살경제' - 명품·변화 욕망 채워주는 대여시스템 확산, 잠깐 내것이 되는 '특급아이템' 인기

나,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는 여자야, 렌탈로 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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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사회초년생 최다영(28)씨는 명품녀로 통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월급보다 비싼 명품 가방을 바꿔 들기 때문. '금수저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 '투잡을 뛰는 것인가' 소문이 무성하지만 박씨의 비밀은 따로 있다. 최씨는 "한 달에 일정금액을 내는 명품백 렌탈 서비스를 이용한다. 내 월급에 이런 명품백은 살 수 없지만 여자라면 명품가방을 들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나.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여러 가방을 들어 볼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렌탈, 비데 렌탈에 이어 패션까지 '렌탈 바람'이 불고 있다. 16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5조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1년 19조 5000억원에 비해 6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경험 is 뭔들, '테이스트 소비' 즐긴다=패션렌탈은 요즘 2030세대들이 즐기는 테이스트소비와도 맞아 떨어진다. 최소한의 지불로 최대의 효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테이스트 소비란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말한다. 굳이 구매하기보다 빌려서라도 일단 경험해보는데 더 큰 가치를 둔다는 것이다.

나,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는 여자야, 렌탈로 사진=샬롱 드 샬롯



실제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에도 '패션 렌탈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안소프트는 '세상에서 가장 큰 옷장' 코렌탈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고급 정장·드레스·가방 등을 빌리는 '샬롱 드 샬롯'을 열었다. SK플래닛은 지난 9월 '프로젝트 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기도 만만치 않다. 월 정액으로 명품백을 대여해주는 스타트업기업 더 클로젯은 오픈한 지 두 달여만에 벌써 대기인원도 생겼다. 경쟁률로 따지면 20대1 수준이다. 선착순이다보니 원하는 가방을 빌리려면 평균 3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 주요고객은 25세~35세 여성들이다.


나,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는 여자야, 렌탈로 사진=샬롱 드 샬롯



◆"명품은 좋지만 낭비는 싫다"=5년차 직장인 이은지(32)씨는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 할 때면 렌탈 업체에서 옷이나 가방을 빌리곤 한다. 이씨는 "결혼식이나 돌잔치 갈 때 늘 옷이나 가방이 없어서 고민이다. 그렇다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경조사를 위해 매번 쇼핑을 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또 계속 똑같은 옷을 입고 가방을 들자니 경조사 때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거의 겹쳐서 민망하다"며 "명품브랜드가 아닌 옷을 사는 데도 수 십만원은 기본으로 깨진다. 몇 만원내고 명품을 빌려 입는 게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나,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는 여자야, 렌탈로 사진=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



국내에선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패션렌탈이 낯선 개념이 아니다. 미국의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가 대표적이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드레스를 빌려주는 서비스로, 현재 55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고가의 옷을 누구나 입어볼 수 있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럭셔리 패션의 넷플릭스(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라 부르기도 한다. 연 매출 8000억원이 넘는다.


영국의 걸미츠드레스(Girl Meets Dress)를 비롯해 7만 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일본의 에어클로짓(Air Closet)도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아예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렌털업체도 있다. 지난해 오픈한 일본의 락서스는 아예 고가 명품만 다루는 월정액 렌털서비스다. 프랑스의 랑테뷰(Rentez-Vous)는 소비자들끼리 옷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알고보면 착한소비?=일본 기업 락서스의 발표에 따르면, 패션 공유 경제 규모는 4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유럽, 영미권 및 동남아시아에서 렌탈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패션 렌탈이 패션 재화 낭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까진 명품 브랜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지만, 중저가의 합리적인 패션 아이템들도 공유하는 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성주희 더 클로젯 대표는 "영국을 기준으로 한 사람당 1년 섬유 소비량이 30㎏다. 평균적으로 옷 한 벌을 6번 입고 버린다. 쉽게 사서 쉽게 버리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패션 공유 경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패션 렌탈은 진짜 소유하고 싶은 제품들만 사게할 수 있다. 현재는 시장이 크지 않아 명품에 초점을 맞췄지만 2-30만원대 비교적 합리적인 가방들도 꾸준히 대여되고 있다"며 패션 공유 경제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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