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등 혐의 사건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앞으로 다툴 혐의와 관련 쟁점 등을 정리하고 검찰과 피고인들의 입장을 듣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들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날 기일엔 셋 모두 불참했다. 함께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도 불참했다. 서씨는 검찰 조사에도 불응했다. 검찰은 당사자 조사 없이 서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준비기일이라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불출석할 수 있는데 공판기일에 들어가면 피고인들의 출석이 문제 될 것 같다"면서 "서미경 피고인이 출석하는지, 또 신격호 피고인이 증거조사기일에 계속 법정에 앉아있을 수 있는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변호인들에게 요구했다.
변호인들은 이날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신동빈 회장의 변호인은 사건기록 검토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과 함께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려면 5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등 일가에게 급여 명목으로 500억원이 지급되도록 하고 778억원 규모의 이익을 몰아주는 한편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계열사를 동원하는 식의 방법으로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같은 부정한 이득을 취한 혐의, 신격호 총괄회장은 조세포탈과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이날 오후 2시께 검찰에 불려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롯데는 미르ㆍK스포츠 등 이른바 '최순실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K스포츠재단은 지난 3월 롯데 측에 추가 출연을 요구했고 롯데는 지난 5월 70억원을 더 냈다.
신 회장은 추가로 출연금을 내기 전인 지난 3월 박 대통령과 비공개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검찰이 롯데 총수일가의 각종 비리의혹을 내사 중이었다.
검찰은 롯데의 출연과 검찰 수사 사이에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K스포츠재단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추가로 출연받은 돈을 돌려줬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박 대통령과의 독대 경위, 재단 추가출연의 배경, 출연에 대한 대가로 검찰 수사 관련 민원을 박 대통령 측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을 캐묻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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