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4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이 있었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 득점상을 수상한 한화 정근우(34)가 시상식장을 떠나면서 웃으며 삼성 최형우(33)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간단한 인사치레로 들리지 않았다. 최형우는 (WBC) 대표팀에서 보자며 웃어 넘겼다.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35). 하지만 최형우도 니퍼트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의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최형우는 "빨리 결론을 내고 싶다. 마음 같아선 이번주, 아니 내일이라도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국내 구단 뿐 아니라 해외 구단의 관심도 받고 있다. 최형우는 해외 진출보다는 국내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는듯 했다. "(해외진출에) 큰 무게를 두는건 아니다. 마음이 없지는 않은데 걸림돌이 많다. 없지는 않은데 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해외 구단에서 제의는 있지만 마음에 드는 계약조건은 아직 안 나왔다"고 덧붙였다.
삼성 구단은 지난 주말 최형우와 만났다. 삼성은 최형우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 합리적인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최형우는 정교함과 파워를 갖춘 타자다. 삼성에 재입단해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지난 9년간 타율은 0.313에 이르고 연 평균 145.2안타, 23.9홈런, 101.2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이승엽(40·1997~1999년), 박병호(30·2013~2015년), 에릭 테임즈(30·2014~2016년)만 달성했던 3년 연속 0.300, 30홈런, 100타점을 돌파했다.
최형우는 또한 꾸준하다. 지난 9년간 연 평균 126.8경기를 출전했다.
팀 동료 박해민(26)은 도루상을 받아 이날 시상식에 함께 했다. 박해민은 "(삼성에) 남아야지. 어디로 가요"라고 했다. 그는 "만약 해외 진출이 아니라 다른 팀으로 가면 타율을 낮추겠다. 목숨 걸고 잡아서 후회하게 해 주겠다"고 했다.
최형우는 2011년 MVP 투표에서 3위를 했고 올해 2위로 또 다시 아쉬움을 삼켰다. 유효표 102표 중 니퍼트가 1위표 62표를 얻었다. 최형우는 1위표 35표를 받았다.
최형우는 "기대를 많이 했다. 제 나름대로 어마어마한 기록을 냈다고 생각했다. 많이 아쉽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아쉬움은 끝내고 내년에 또 열심히 하겠다"라며 자리를 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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