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농단 파문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7월 박 대통령과 개별 면담한 것으로 지목된 재벌 총수 소환을 본격화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오후부터 13일 새벽 사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당시 면담이 어떤 경위로 마련됐고, 대통령과 나눈 구체적인 대화내용 등은 어떤 것이었는지 집중적으로 물었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박 대통령과 독대한 기업 총수를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 대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차, LG, 한화, 롯데, SK, CJ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독대 기업 총수들도 모두 소환조사할 것"이라면서 다만 "검찰 출석 전까지는 구체적인 소환일정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공식 행사 당시 박 대통령은 "한류 확산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튿날 박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등 7개 대기업 총수들을 모처로 따로 불러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이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기금모금 등 기업들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돈을 댄 16개 대기업(53개 회사) 임원 등을 불러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답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는 등 미흡하다고 판단했고, 총수들이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직접 소환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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